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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로봇의 고민 "내가 일을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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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중노동을 대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시제품인 'HRP-5P'가 석고보드를 벽에 부착하고 있습니다. [사진=AIST 홍보영상 캡처]

인간의 중노동을 대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시제품인 'HRP-5P'가 석고보드를 벽에 부착하고 있습니다. [사진=AIST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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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로봇이 개발되는 이유는 인간의 각종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에 가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의 등장은 기대되지만, 인간이 있는 곳에서 인간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로봇은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인간의 중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는 반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고 있는 로봇을 사용해본 결과 다시 고용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로봇이 일을 못했기 때문일까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지능시스템연구부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연구그룹은 지난 17~21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월드로봇엑스포 2018'에서 인간의 중노동과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HRP-5P)을 선보였습니다.
인간의 중노동을 대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시제품인 'HRP-5P'가 석고보드를 들고 벽으로 이동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AIST 홍보영상 캡처]

인간의 중노동을 대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시제품인 'HRP-5P'가 석고보드를 들고 벽으로 이동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AIST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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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HRP-5P'는 키 182㎝, 무게 101㎏로 건축현장 등에서 무게 11㎏의 물체를 들어 옮길 수 있는데 빌딩·주택 등 건설현장이나 항공기·선박 등 대형 구조물 조립 작업의 자동화를 목표로 개발됐습니다.
HRP-5P는 인간처럼 몸을 옆으로 비트는 등 행동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전신에 걸쳐 총 37자유도를 갖는데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모방하기 위해 여러 관절이 집중되는 엉덩이나 허리 관절 부분에서 최대한 가동 범위를 확보했습니다.

또 고출력 모터를 채택해 구동장치를 강제로 냉각해 작업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고, 머리에는 복합 센서를 탑재해 주위를 계측, 3차원 지도를 제작함으로써 최적화된 이동 동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영상으로 물체 인식이 가능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동작이나 소프트웨어 결함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AIST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건설 현장에선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을 전망"이라면서 "HRP-5P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급 필요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감정인식 인공지능(AI) 로봇으로 인기를 끌었던 휴머노이드 '페퍼(Pepper)'의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사진=CNN 화면캡처]

감정인식 인공지능(AI) 로봇으로 인기를 끌었던 휴머노이드 '페퍼(Pepper)'의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사진=CNN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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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현장에 투입된 다른 종류의 로봇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감정인식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0월부터 업무 현장에 대거 투입됐습니다.

그러나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대다수 로봇들은 실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로봇을 도입한 기업들의 85%가 서비스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효과 대비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고객을 유도·접객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월급에 비해 일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지요.

지난 24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한 '주간기술동향'에 소개된 페퍼의 최근 동향을 종합해보면, 닛케이신문이 페퍼를 임대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계약 갱신 의향에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15%에 그쳤습니다. 85%는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효과에 비해 비용이 크다는 점"을 계약 해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페퍼의 기업용 서비스요금 총액(수수료 및 이용료)은 3년 계약에 198만9800엔(약 2000만원)입니다. 1개월에 대당 5만5272엔(약 5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인건비에 비하면 싸지만 그마저 인간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의미겠지요.

제작사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 따르면 2018년 7월 말 현재 2000여 기업이 페퍼를 고용한 상태입니다. 감정 인식 엔진을 탑재한 로봇 페퍼는 주로 공항, 쇼핑몰, 병원 등에 배치돼 손님 응접 서비스에 활용돼 왔습니다.
감정인식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페퍼(Pepper)'가 TV프로그램에 나와 진행자와 주먹을 부딪히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진=CNN 화면캡처]

감정인식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페퍼(Pepper)'가 TV프로그램에 나와 진행자와 주먹을 부딪히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진=CNN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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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호객 행위를 하기도 하고, 식당·쇼핑몰 등에서는 할인이벤트·캠페인 등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대화를 주고 받기도 하고, 사람의 몸짓·표정에도 다양하게 반응합니다.

페퍼를 재고용 하지 않겠다는 기업의 경우 "중요한 손님에게 안내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 "고객 유도·접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부품 교환이 잦아 운영에 부담이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재고용을 결정한 기업은 "매장에서 캠페인 설명 효과가 좋아 아르바이트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 할 수 있었다",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는 등의 이유로 페퍼의 재고용을 반겼습니다.

이 정도면 휴머노이드 나름의 역할은 다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은 인간과 똑같은 완벽한 로봇을 원하는 것일까요? 점점 진화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장점만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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