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 식히는 친환경차 핵심부품 '전동컴프레서'
평택공장, 한온시스템 전동컴프레서 생산 75% 차지
고전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로 해답 찾아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친환경 전기차 기술의 핵심은 주행 또는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한온시스템 은 30년간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부품을 생산해온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 22일 한온시스템 의 컴프레서 기술을 가장 먼저 시험하고 적용하는 '마더플랜트'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1991년 설립된 평택공장은 한온시스템 의 전신인 한라공조 시절부터 핵심 생산을 담당해왔다. 다양한 종류의 컴프레서를 연간 650만대 생산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컴프레서 공장 중 하나로 우뚝 성장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핵심부품 '전동 컴프레서' 생산을 확대하며 친환경차 부품 전문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컴프레서는 냉매를 압축했다 뿜어내며 에어컨 또는 쿨러의 심장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전동 컴프레서는 기계식 컴프레서보다 소음이 적고 회전이 빨라 효율도 높아 전기차에 탑재된다. 기계식 컴프레서가 내연기관 엔진에 장착돼 엔진을 식혀주는 역할을 했다면, 전동 컴프레서는 전기차의 모터나 배터리 등 어디에나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택공장에서 생산되는 전동컴프레서의 물량은 연간 38만대 수준으로 한온시스템 이 생산하는 전동컴프레서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생산된 물량은 수소전기차 넥쏘, 전기차 코나 등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차종이나 글로벌 OEM 친환경차에 탑재되고있다. 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기 전, 공장에서 나눠주는 점퍼를 입고 에어샤워를 마친 후 실내화로 갈아신었다. 섬세한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인만큼 미세한 이물질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철저함이 느껴졌다.
전동 컴프레서 생산라인이 있는 공장 내부는 100% 자동화로 운영됐다. 시끄러운 기계음만 들릴 뿐 사람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계 사이에 드문드문 로봇의 움직임을 체크하는 인력이 한두명 서있는 정도였다. 공장 천장에는 흰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카트들이 보였다. 각 공정을 마친 부품들은 정해진 과정을 마치면 카트에 담겨 자동으로 이동됐다.
은광표 공장운영팀장은 "컴퓨터가 자재의 배출과 이동을 자동으로 담당하면서 전기제품의 이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게됐다"며 "각 부품에 QR코드를 표시해 컴퓨터가 생산일자나 제품이력 등 정보를 관리하고 이를 향후 A/S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공장은 100%를 훌쩍 넘는 가동률을 기록하며 3교대 체제로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작년 한온시스템 의 신규 수주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친환경 부품일 정도로 급격한 친환경차 수요 증가를 업계에서도 체감하고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25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2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고질적인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마저 수요가 꺾이며 국내 완성차 업계도 암담한 상황이다. 반면 한온시스템 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19억9400만달러)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50% 성장을 기록중이다. 회사는 답을 '친환경' 트렌드에서 찾았다. 한온시스템 은 친환경차의 핵심부품인 전동컴프레서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30% 수준으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월초에는 글로벌 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친환경 부품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전세계에 10개의 생산공장과 9개의 R&D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로 합류하는 연구 인력만 340여명에 달한다.
최 공장장은 "친환경차 시대는 평택공장의 2라운드 시작이라 본다. 한온시스템 의 친환경차 부품시장 선점에 발맞춰 평택공장도 친환경 거점 공장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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