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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신산업 점검-바이오헬스] '규제'중병에 골골…나몰라라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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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8대 핵심 선도사업’ 육성, 현장서는 찬바람…규제 완화 줄잇는 요청에도 ‘감감 무소식’

[5대 신산업 점검-바이오헬스] '규제'중병에 골골…나몰라라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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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세계적으로 개인의뢰유전자분석(DTC)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우리는 2년째 규제 개선 논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산업발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조속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유전체기업협의회)

디엔에이링크 · 마크로젠 · 랩지노믹스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테라젠이텍스 등의 기업으로 구성된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유전체기업협의회는 최근 DTC 규제 개선 논의가 전면 중단되면서 허탈한 심정에 빠졌다. 지난해 말부터 DTC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안을 도출하고 4월 공청회까지 거쳤지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개선안 통과가 유보되면서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개선안 유보 후 별 움직임이 없다가 최근 보건복지부는 이주 내 유전체기업협의회를 만나 업계 고충과 건의사항을 듣기로 했다. 바이오업계는 “또 다시 과정을 반복해야 하지만 지난 2년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도록 하는게 유일한 희망”이라고 토로했다.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8대 핵심 선도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헬스를 선정하고 규제완화를 약속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해외에서는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전자 검사 기업에 직접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받는 서비스인 DTC 유전자 검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서는 강한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산업 육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 움직임에 맞춰 유전체 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클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뛰는데 정부는 딴죽...글로벌 경쟁력 취약해질 판 = 4차산업 시대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바이오산업 분야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만한 체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는 이달 바이오의약품 단일 생산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에 대한 자체 검증을 끝내고 글로벌 제조 승인 획득을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생산에 돌입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4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기준 위반 논란이 수개월째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결과, ‘분식회계’로 중징계 제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삼성 측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월 금감원이 회계기준 위반을 통보한 이후 금융위 증선위까지 여러차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재감리 지시 3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상황을 재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최근 회계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객사 미팅에서 이에 대한 영향을 묻는 질문들도 종종 나온다”면서 “미국·유럽 등 바이오 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수주전에 집중해야 할 기업의 역량이 분산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규제 개선 ‘감감무소식’...생태계 조성도 시급 = 바이오업계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안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바이오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경우 오리지널 신약의 약가가 30% 강제 인하돼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시장서 힘을 못쓰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이 텃밭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약가 구조를 전향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업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생태계 조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생명 과학 중심지인 스위스 바젤 지역에는 로슈·노바티스 본사를 비롯해 14개의 제약사, 85개의 바이오테크, 36개의 의료기기, 160개의 연구센터가 밀집해 있다. 1990년에 80억 스위스프랑이던 수출액은 2012년 640억 스위스프랑으로 증가했으며 스위스 전체 수출액에서 제약회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불과 20년 만에 13%에서 32%로 약 3배 증가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젤을 중심으로 헬스케어산업은 스위스를 먹여살리는 원동력”이라며 “스위스를 비롯해 바이오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는 아일랜드나 싱가포르 등이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듯 인천 송도 역시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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