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 고관절 골절 주요 원인 '골다공증'… 폐경기 이후 여성 급증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만 54세 여성 김모 씨는 최근 국가건강검진 시 골다공증 대상 연령이 올해부터 본인에게도 확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해까지 만 66세 여성만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았지만 올해부터 만 54세 여성도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소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던 김씨는 건강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이 발생하면 일상 생활 능력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며, 높은 의료비와 간병 부담을 야기하는 중증 만성질환이다. 21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율은 약 22.4%로 폐경기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노인인구 고관절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골다공증임에도 불구하고, 진단 및 치료 실태는 미비한 상황이다. 최근 대한골대사학회가 '세계 골다공증의 날'(10월 20일)을 맞아 골다공증 취약 계층인 5070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골다공증 검진 및 치료 인식조사 결과, 10명 중 7명(72%)은 "골다공증 검진 경험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또 국가건강검진 시 골다공증 대상 연령이 올해부터 확대 적용된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8%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만 66세 여성만 국가지원 검진을 받을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만 54세 여성 역시 대상자로 추가됐다. 하지만 응답자 대부분은 이런 정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건강검진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와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적극적인 약물치료 등을 통해 고관절 골절 발생률을 줄여가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골다공증 치료 중단률이 높은 데다, 관리에 적극 나서지 않아 예방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는 “국내 골다공증 치료율은 여성이 12.9%, 남성이 4.2%로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고 있는데 , 해외와 달리 치료 부담이 높은 손목, 척추, 고관절 모두 예방 효과를 보인 치료제조차 규제로 막혀 있어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골다공증 약제에 대한 보험 규제 혁신은 환자의 보장성을 강화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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