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이 성과 안 돼…구성원이 뭘 잘하는지 관리자가 파악하는 게 중요
휴가·퇴근 눈치 안 주기 등 결국 조직과 구성원의 문제
남자든 여자든 나름의 제약…꿈 크게 갖고 나아가야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우리는 애플리케이션 가입자에게 성별과 나이를 묻지 않아요. 자장면을 좋아하는지 파스타를 좋아하는지가 중요하지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중요하지 않거든요. 이런 생각은 어떤 직장이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조 이사는 말을 이어갔다. "성별 균형을 맞추겠다며 여성 직원을 더 뽑거나 그들에게 더 큰 역할을 주라는 게 아닙니다. 일을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장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중국집 할인 쿠폰을,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분식집 할인 쿠폰을 제공하듯 말이다.
조 이사는 KBS 편성전략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SKㆍ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거쳤다. 과거 경험한 회사들에선 여성 간부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웠고 휴직을 하더라도 끝내 복직하는 사람이 적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아이를 돌보는 건 여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강했죠. 입시 준비 등 아이에게 중요한 일이 생기면 회사를 그만두는 여자 선배들이 많았고요."
이런 고리를 끊기 위해선 관리자가 조직 내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방법이 성차별을 해소할 뿐 아니라 성과도 내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그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관리자들은 구성원들이 잘 움직일 수 있는 몇 가지 원칙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는 우아한형제들이 수행하는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예로 들었다. "여기엔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휴가나 퇴근 때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등의 원칙이 포함돼 있습니다." 결국 이것은 조직과 구성원의 문제이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접근법으로 들렸다.
여성인 그 역시 이런 문화가 처음부터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수직적 조직 문화에 길들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터다. 조 이사는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면 그보다 몇 배는 더 성장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결국 관리자들이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초년생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할 때 겪는 문제는 성별의 문제도 있겠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직장인으로서 겪는 공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생기면 주변 사람들과 터놓고 자주 상의할 것을 조언했다. 조 이사는 "사회생활을 하다 '나는 아이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맡아도 될까'라며 스스로 주저하거나 '나는 여자니까 임원은 목표로 하지 않을래'라고 제약을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내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목표를 어떻게 잡고 어떤 방향을 설정하냐에 달린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갔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조직에서 나름의 제약을 받죠. 그러나 스스로를 제약하지 않고 꿈을 크게 갖고 나아가면 좋겠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세요. 담대하게 얘기하고, 담대하게 도전하는 게 결국 해법입니다."
◇ 조윤경 이사 프로필
◆ 삼성전자 전사 경영혁신팀 Global CRM PM
◆ 삼성전자 전사 CRM 프로젝트 T/F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차장
◆ 삼성전자 Big Data Platform 프로젝트 T/F
◆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CRM 파트장
◆ SK 티유미디어 Biz전략팀 매니저
◆ KBS 편성전략팀
◆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 학사, 석사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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