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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을 아시나요?…21세기 성매매 업주들, 단속 이렇게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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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매매 업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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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성매매 업주들의 경찰 단속을 피하는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조직폭력배가 업소 입구에서 무전기를 이용해 경찰 단속을 알렸다면, 이제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해 단속을 피하고 있다.
IT 기술의 발달로 업주들이 단속을 피하는 방법도 아날로그에서 온라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것 외에 유사한 앱이 3~4개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매매업소 단속을 둘러싼 업주와 경찰의 치열한 두뇌 싸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 풍속 단속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성매매업소 고객 등의 개인정보를 거래하고 불법으로 이익을 챙긴 운영자 A 씨(35)와 자금관리책 B 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앱 개발 및 운영에 관여한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성매매업소 손님과 단속 경찰관의 연락처 1800만개를 불법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관리하는 이른바 ‘골든벨’ 앱을 만들었다.
이 앱은 성매매업소 업주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어 전국의 성매매업소 2,300여 곳의 배포되어 이들은 약 7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받아 ‘애인’ 등 지인의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준다는 ‘유흥탐정’ 사이트도 이 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이 앱은 업주들이 경찰 단속이나 소위 ‘블랙’으로 불리는 악성 손님을 구별하기 위해 DB를 만든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성매매업주들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성매매 예약을 위해 업주에게 전화를 건 손님과 단속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 등이 추가로 입력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 앱을 설치한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오면 이 번호를 토대로 △기존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 △경찰인지 여부가 화면에 나타나는 방식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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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성매매업주들, 입구에 ‘기도’ 세우고 증거 인멸…이제는 ‘앱’ 하나로 단속 피해

과거 업주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고 우선적으로 성매매업소 입구에 덩치 좋은 속칭 ‘기도’를 세워놓고 단속을 나온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도록 했다. 이 시간에 업주들은 손님들의 장부 등을 은닉하거나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폐기하는 등 성매매 증거를 숨겼다.

그러다가 내부 인테리어 등을 불법 개조해 벽장 뒤 미로 같은 복도를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진화를 거듭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증거 인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증거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골든벨’의 등장으로 경찰이 단속을 시작하기도 전에 업주들은 앉은 자리에서 경찰의 단속을 쉽게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사실 이 앱은 작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태국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특정 앱을 이용해 성매매 범행에 나선 일당도 이와 유사한 기능의 앱을 이용했다. 앱 이름 역시 ‘골든벨’이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술집 종업원 출신 최 씨는 스팸 전화를 걸러내는 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5년 7월께 한 개발자에게 350만 원을 주고 앱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 등 성매매업주들이 이용한 ‘골든벨’ 앱 화면. 사진=연합뉴스·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최 씨 등 성매매업주들이 이용한 ‘골든벨’ 앱 화면. 사진=연합뉴스·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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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앱은 업주들이 입력한 특정 전화번호 소유주의 정보를 이용자들이 공유하고 손님 번호인지 경찰로 의심되는 번호인지를 구분하도록 했다.

예컨대 손님을 가장하고 경찰이 성매매업소에 예약한 뒤 단속을 하려고 하면, 미리 등록된 경찰관의 번호 여부를 파악해 예약을 받지 않고 업소 운영을 중단해 단속을 피하는 식이다.

당시 적발된 앱 DB에는 총 495만 개의 전화번호가 저장돼있었다. 최 씨는 이 앱을 전국 성매매 업주 448명에게 월 사용료 5만 원을 받고 팔았다. 2015년 11월4일부터 2017년 5월까지 챙긴 돈은 1억2000만 원에 달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내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번호도 모두 등록된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며 “성매매가 첨단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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