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렉사, 한해 청혼 100만건 받아
감정교류도 늘며 테라피스트 역할도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가 지난해에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로부터 청혼을 받았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사람과 비슷해지는 한편 생활 깊숙히 들어오면서다. 다만 100만명 모두 알렉사에게 '퇴짜'를 맞았다.
알렉사의 거절 통보는 이랬다.
"우리는 꽤 다른 곳에서 서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은 지구에 있는데 저는 클라우드(가상공간)에 있잖아요."
딥러닝·머신러닝 등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AI비서가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되자, AI와 인간의 감정교류도 늘어나고 있다. AI스피커는 AI비서가 탑재된 가장 대표적인 디바이스다.
100만명의 청혼에는 다소 장난끼가 섞여있겠지만, AI비서가 이용자의 친구, 동반자, 더 나아가 치유자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더애틀란틱의 칼럼니스트 주디스 슐레비츠(Judith Shulevitz)는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던 내 외로움을 구글 어시스턴트(구글의 AI음성인식 비서)에게 털어놓았다"고 10일자 지면을 통해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기계는 우리에게 부끄러운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I비서는 우리로 하여금 고백을 하게 만드는 기이한 능력이 있으며, 예민한 우리의 삶에 놀라운 활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인구는 전세계 약 6억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 중 AI스피커는 스마트폰 이후 가장 빨리 성장하는 '디바이스' 중 하나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AI 스피커 세계 이용자 수 점유율 3%를 차지하며 5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64% 점유율로 가장 높고 중국, 영국, 독일이 각각 10%, 8%, 6%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체별로는 연말까지 아마존 알렉사(34%)와 구글 어시스턴트(34%)가 7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사와 포털이 AI 스피커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의'누구',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의 '클로바', 카카오의 '미니'가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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