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고질문제 끌어냈지만
檢 조직·세력 비대화 우려
지나친 압색도 '힘 과시' 지적
"제도·정책 통해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최근 검찰의 기업수사는 이전과 다른 행태로 이뤄지고 있어 법조계와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기업을 겨냥하는 검찰의 칼끝의 방향이 달라졌다. 기업 관련 혐의의 단골로 등장했던 배임과 횡령보다 노조와 갑질에 더 초점을 맞춘다.
5일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노조, 갑질에 대한 고발과 수사의뢰는 많았지만 검찰이 외면하고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최근 달라진 배경에는 검찰 내부에서 기업수사 방향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조와 갑질에 집중한 수사는 기업에 더 오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횡령과 배임은 징역이나 벌금 등 단발적인 처벌로 끝날 수 있지만 노조와 갑질은 기업의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 '갑질' 기업으로 국민들 사이에 낙인이 찍히면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고객이 줄기도 한다. 검찰은 이 점에 주목해 최근 수사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수사는 검찰의 적폐청산 기조 아래 범위가 넓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업 내에 있던 오랜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다"면서 "이는 검찰의 힘을 더욱 키우는 일이 된다"고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도 지나치게 많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검찰로부터 10여차례에 가까운 압색을 받았다. 노조와해 공작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만 11번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압색에서 특별히 증거자료를 갖고 가기보다는 빈 상자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압색이 "검찰의 힘 과시용"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월 전속고발제를 폐지한 점도 검찰의 비대화 우려를 키운다. 전속고발제는 기업의 담합이나 경제력 남용, 불공정 거래행위 등 공정위원회 관할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 없이는 수사, 기소를 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가 없어지면서 중요 기업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해졌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달부터 2014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및 주주 현황 등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국내 30여개 주요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미야자키 하야오 "日, 민간인 학살 잊어서는 안 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