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지원금, 애견업체 창업·기획부동산 투자에 쓰였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년간 1985건 676억원 사업 취지와 다르게 집행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지급된 정부 지원금이 기획부동산 투자 자금, 애견사육·분양 업체 창업 등 엉뚱한 곳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공개한 '귀농·귀촌 정부 지원금 관리 실태 시도별 자체 감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 귀촌 사업 시행 이후 10여 년 간 1985건 약 676억원의 정부 지원금이 당초 사업 취지와 다르게 신청·집행됐다.
먼저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이 지난해 4~7월 경북 영천, 경북 상주, 경남 하동, 전북 고창, 전남 나주, 충북 충주, 충남 논산, 강원 횡성 8개 시군을 상대로 점검한 결과 사업장 이탈 등 505건의 위반사항(약171억)을 적발했다. 이 중 융자자금 부실심사 및 사후관리 소홀이 총 223건(약150억), 보조사업비 부당집행 및 보조금 사후관리 소홀 등이 282건(약 21억)이었다.
또 국무총리실 지시로 전국 128개 시군이 자체 감사를 한 결과 1480건(505억 6000만원)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세부적으로 보조 사업비 부당집행 및 사후관리 소홀이 약 110억원, 융자자금 부실심사 및 사후관리 소홀이 약 394억원이 이었다.
지역 별로는 전라남도가 135억 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상남도 108억 3000만원, 경상북도 100억 4000만원 순이다.
유형 별로는 ▲귀농·귀촌 정부지원금 수령 이후 타 도시로 이주 ▲부실한 사업대상자 선정 ▲경작확인 점검 미흡 등이다. 특히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특정 애견 분양업체의 애견브리딩 창업자금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이 애견분양업체는 귀농귀촌 정부지원금을 애견브리딩 창업 사업자금으로 소개해 애견브리딩 귀농인을 모집했다. 업체는 견사 신축에 필요한 시설자금의 경우 업체에게 지급된다는 것을 이용해 귀농인의 귀농 귀촌 정부지원금을 편취했다. 창업 귀농인에게 개와 사료를 공급함으로써 자신들의 사업을 확장했다. 가평군 귀농자 16명 중 12명이 이와 같은 형태의 애견사 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번에 적발된 7명이 같은 날 혹은 하루차이로 동일 주소지에 전입하여 정부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부동산 등을 통한 집단 자금 신청 사례도 적발됐다. 기획부동산에서 산 2필지를 60필지로 분할해 한 가구당 약 1,000㎡의 토지 분양 후 24명의 귀농인들이 집단적으로 귀농 자금을 신청한 것이다. 농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가 부족한 귀농인들에게 단기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현혹해 정부지원금을 조직적으로 신청한 사례이다.
지자체 자체 감사 결과 적발된 1480건 중 308건(112억 4000만원)이 환수대상이며, 이중 183건(53억 4000만원)이 환수처리 됐다. 적발사항 중 목적 외 사용, 사업장 이탈 등 중대한 위반사항에 대해 환수통보하고, 관련서류 미흡, 농업경영체 미등록 등 경미한 사항은 주의·시정 등 행정상 처분조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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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의원은 “지난 정부의 농업 예산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역소멸과 농산어촌 공동화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귀농귀촌사업 예산이 귀농인의 정착지원금이 아닌 특정업체의 사업 확대, 기획부동산과 같이 악용되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09년부터 귀농인들에게 세대당 토지 구입 등을 위한 창업 자금 3억원, 주택구입자금 7500만원까지 연 2%의 저리로 대출해주는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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