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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스토리]'백병전 종언'…영화로 본 드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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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백병전을 준비하라."

관객 1700여만명을 모은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은 왜군과의 해상 전투가 절정에 달하자 군사들에게 이 같이 외친다. 병력의 우위를 앞세워 적선을 탈취하려고 배위에 뛰어드는 왜군을 몸으로 맞서 싸우라는 지시였다. 백병전은 총검, 신체 등을 사용해 두 편이 뒤섞여 싸우는 육박전을 뜻한다. 고대와 중세는 물론 근현대 전쟁에서도 지상공격의 최종단계로 적을 소멸하기 위해 필수적인 전투 형태다.
그러나 20세기 초 미국의 주도로 개발돼 상용화에 이른 무인항공기(드론)가 전쟁에 본격 투입되면서 백병전은 전략으로서 가치를 잃고 있다. 적군의 눈에 띄지 않고도 상공에서 적진의 주요시설이나 인사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위협이 될 요소들을 단숨에 파괴하기까지, 드론 1대로 이 모든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영화 굿킬의 무인정찰 공격기

영화 굿킬의 무인정찰 공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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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봉한 앤드류 니콜 감독의 '드론전쟁: 굿킬'은 군사분야에서 드론이 주도할 오늘날과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이슬람 국제 테러 조직과의 전쟁에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사살과 표적 제거 등의 목적으로 이를 확대하는데 영화는 이 시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슬람 테러 조직이 머무는 주요 거점의 상공 3㎞에서 드론이 촬영한 영상으로 요인(要人)과 무기고 등을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미사일을 쏴 이를 제거하는 역할까지 드론이 한다. 이 드론을 조정하는 건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미 드론 전략팀이다. 이들은 전투 현장에 가지 않고도 모니터를 보며 게임하듯 목표물을 조준하고 버튼을 눌러 적진을 타격한다. 아군의 피해가 없을 뿐더러 드론 전략팀원들은 출퇴근을 하고 여가생활도 즐긴다.
영화가 그린 현실을 반영하듯 드론을 활용한 군수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방위산업 전문 컨설팅 업체 틸그룹은 지난해 세계 드론 제작시장을 전망하면서 "군수시장은 군사장비의 무인화에 따라 연평균 성장률 13.2%를 기록, 2026년에는 103억달러(약 11조4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드론산업 발전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을 중심으로 군수용 드론산업 성장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련 기술력도 미국 대비 85%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을 활용한 군의 실전 준비도 시작됐다. 육군은 지난 28일 드론봇(드론+로봇) 전투단이 예하로 편성된 지상정보단 부대 창설식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드론봇 전투단은 효율적인 미래전 수행을 위한 정찰드론, 무장드론, 전자전드론, 정찰 및 다목적 로봇 등으로 구성됐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급변하는 전략환경 속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지상군의 역할과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며 "드론봇 전투체계로 무장한 지상정보단을 4차 산업혁명기술을 기반으로 현존 및 미래의 불특정 복합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대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다시 '드론전쟁: 굿킬' 얘기다. 영화는 버튼 하나로 무방비의 적을 타격하고 이 과정에서 여성이나 아이 등 무고한 민간인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에 드론 전략팀원들이 괴로워하는 심적 갈등도 그린다. 그러나 윤리적 문제와 무관하게 적군과 부딪치지 않고도 기습적으로 상대를 타격하고 제압해 임무를 완수하는 전략은 이제 엄연한 현실이다. 감독은 지휘관의 일갈(一喝)을 통해 이를 일깨운다.

"드론은 아무 데도 가지 않지만 어디든 날아다닌다. 목표물을 제거하고 위협 요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 우리는 대중으로부터 많은 욕을 먹는다. '군인이 아니라 비디오 게임 전쟁을 하고 있군'과 같은 비아냥도 있다. 그래, 전쟁은 이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서 당기는 방아쇠는 진짜다. 너희가 방아쇠를 당기면 누군가는 세상에서 사라진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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