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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 그는 정말로 반성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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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동정심 호소하며 범죄 저질러…법정 호소도 마찬가지”
범죄피해자 가족들…사실상 파괴된 일상
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

이영학=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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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중학생 딸의 친구를 유인해 성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1심 사형에서 2심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았으나, 이마저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앞서 이 씨는 “사형수로 반성하며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겠다”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씨는 자신의 적극적인 변호를 위해 국선변호인이 아닌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도 했다.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반성을 한다던 이 씨가 실제로는 비용을 들여가며 자신의 적극적인 방어를 위해 사선 변호인을 고용하는 등 준비를 한 셈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선임된 변호인은 사임계를 제출, 이 씨 변호를 하지 않아 이 씨는 현재 국선변호인의 변호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씨가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눈물과 재판부에 수차례 제출한 반성문 등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범죄심리전문가는 이런 이 씨에 대해 “반성하는 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진정성이 없는 일종의 연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씨는 자신의 불치병을 대중에게 알리는 등 동정심에 호소해 기부금을 받은 뒤, 호화 생활을 하며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법정에서도 이런 동정심에 호소, 자신의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이 씨의 교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2심 재판부 판결 내용을 보면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면서 “하지만 교화 가능성에 대한 재판부의 명확한 증거는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영학.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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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피해 여중생의 아버지 A 씨는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2심 재판부가 1심 재판부와 비교하면 공판 과정 등 성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심 공판 과정에 대해 “신문이라고는 거기에 살인 당시에 수건에 대한 걸 물었다. 수건이 왜 있었느냐. 그렇게 자세하게 물어보지는 않고 거의 그냥 몇 마디에 그치는 수준이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또 이 씨 감형 소식에 대해 “믿을 수가 없다. 그럼 제 딸은 뭐가 되느냐”면서 “이영학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목표 있는 삶을 살겠다고 하는데…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 같지 않은 나라에서 내 아이를 지켜주지도 못하는 나라에 산다는 게 너무나 싫다”고 말했다.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이 씨가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가운데 사형제 존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과는 별개로 범죄 피해 유가족들은 A 씨 상황과 같이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가족이 끔찍한 살인범죄로 희생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로 지난 2004년 4월14일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가족을 잃은 한 가족의 경우 가족구성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는 1명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식구들은 이렇게 다 죽어 나갔는데, 유영철 그놈은 사형도 안 시키고 지금껏 국민 세금으로 먹여 살리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의 마지막 사형 집행 일자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12월30일이다. 당시 사형수 23명에게 사형이 집행된 후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은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형제의 범죄 억제 효과와 별도로 사형제가 갖는 인권침해 성격이 고려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했다.

한편 앞서 이영학은 지난해 9월30일 딸 이모양(14)과 공모해 딸의 친구인 여중생 A양(14)을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인 뒤 추행하다가 다음날인 10월1일 A양이 깨어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딸 이양과 함께 강원 영월군 소재 야산으로 이동해 A양의 시신을 100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던져 시신을 유기했다. 또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 역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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