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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마트 쉬면 채소·과일 어디다 파나"…대목 앞둔 농가의 토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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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전 5일 가운데 추석 직전일 매출 30%에 육박하는데 대형마트 휴업 탓 못 팔아
명절 맞춰 출하 계획 세웠던 농가 차질…소비자들도 불편
"추석 전날 마트 쉬면 채소·과일 어디다 파나"…대목 앞둔 농가의 토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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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추석 연휴가 2주도 채 남지 않는 11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조치경(가명ㆍ53)씨는 밭 일을 하면서도 한숨만 나온다. 조씨는 10만㎡(약 3만평)에 달하는 그의 밭에는 명절 차례용품으로 빠지지 않는 시금치를 비롯해 얼갈이 등 출하를 앞둔 엽채류들이 자라고 있지만 제때 다 출하돼 팔릴 수 있을지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조씨는 "추석에 임박해 차례용품 장보기가 이뤄지기 때문에 예년과 같이 올해도 추석 닷새 전부터 대형마트로 나갈 시금치 약 9만단의 출하를 계획했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추석 바로 전날 마트가 쉬는 날이라 시금치가 전량 다 소진될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대형마트로 예년 판매량만큼 소화가 안된다면 출하 계획을 바꿔야 할지, 추석 대목 값을 제대로 쳐서 받으려면 다른 유통 경로를 찾아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명절 전날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며 상품을 납품하는 농가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추석 전날인 23일 문 닫는 대형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기준으로 277곳이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의무휴업 지역의 기업형슈퍼마켓(SSM)들까지 전부 다 문을 닫는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차례용품용으로 작물을 재배한 농가들까지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방자치단체가 의무휴업일을 이례적으로 옮기는 재량을 발휘해 주길 원하고 있으나 눈 밖에 날까 입도 못 떼고 있는 실정이다.

명절 바로 직전 날은 1년 중 대목 중에 대목이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추석 전날 전 지점의 일 평균 매출이 평소보다 1.8배에 달했다. 올해 설 전날은 2.2배나 올랐다. 조씨가 납품하는 시금치만 예를 들어도 본격적으로 차례용 나물 판매가 이뤄지는 추석 이전 5일 가운데 추석 직전일 매출은 30%에 육박할 정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명절 바로 전날에는 평소보다 200억원 정도 매출이 더 뛰는데 대부분 채소, 과일, 육류, 생선과 같은 전국 농가에서 올라온 신선식품류가 차지한다"며 "이번 추석에는 토요일이나 금요일로 수요가 분산된다 할지라도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갈수 있을지 MD들도, 농민들도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미 홈플러스는 전 매장에 '추석 전날 의무휴업' 현수막을 걸어 놓고 고객들에게 미리 장보기를 권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추석 고객을 잡으려고 사상 최대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첫 구매고객의 경우 3만원어치만 사도 1만원을 할인해주는 쿠폰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농가 등을 위해서라도 업계에선 지자체가 의무휴업을 임시 조정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제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질까 입도 못 떼는 분위기"라며 "온오프라인에서 총동원해 미리 추석 준비를 권유하는 수밖에 없지만 농가와 소비자들의 불편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은 9월 정기국회에서 대기업 계열 복합쇼핑몰에 대한 의무휴업 도입을 골자로 한 유통 규제 법안 처리를 밀어부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궁여지책' 차원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1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31건을 논의한다. 이들 개정안은 20대 국회 들어 제출된 유통 산업 규제를 총망라한 것으로,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계열 복합쇼핑몰에 대한 월2회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이른바 '유통 패키지 규제법안'이 포함됐다. 패키지 규제법안에는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외에도 상업보호구역을 지정해 대규모 점포의 신규 오픈을 금지하는 등 출점을 더욱 깐깐하게 규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이날 소위에선 현재 월2회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4회로 확대하는 내용(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이나 노동자들의 쉴 권리를 위해 백화점과 면세점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시켜 매주 문을 닫도록 하는 내용(김종훈 민중당 의원) 등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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