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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노조 설립 바람…게임 제작 관행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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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없던 게임업계에 한 주 새 노조 두 개 생겨
산업 급성장에도 노동환경 나아지지 않자 노조 설립 바람
일각 "경쟁력 저하 우려"…노조 "개발자가 즐거워야 재밌는 게임 만든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 홈페이지 캡처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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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노동조합 불모지로 꼽혀온 게임업계가 변화의 물결을 거세게 경험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인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여타 게임업체로 노조 설립 바람이 확산될 조짐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업체에 노조 설립 소식이 전해진 뒤, 일부 게임사들이 내부 대책회의를 여는 등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될 태세다. 앞서 넥슨은 3일, 스마일게이트는 5일 노조를 결성했다. 전체 직원수가 4000명가량인 넥슨에서는 6일 현재 500여명, 2000명가량인 스마일게이트에서는 100여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게임업체에 노조 설립 붐이 일고 있는 건 게임 개발 특성과 상대적으로 강한 노동강도 때문이다.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모바일게임 시대에 접어들며, 개발자들은 출시일에 맞추기 위해 장시간 근무가 일상화돼 있다. 이런 노동 관행을 '크런치 모드'라고 부른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국내 게임ㆍIT 업체 83곳을 근로감독한 결과 79개 업체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고용의 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게임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실패하면 해당 개발자들이 권고사직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게임업체 개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3~4년 수준으로 일반 제조업에 비해 짧다.
그럼에도 게임업계가 노조 불모지였던 이유는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 이직하는 편이 낫다는 기류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주요 업체들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음에도 노동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노조 설립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선 노조 설립 붐이 게임업계의 트렌드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신작 출시 예정이던 게임 중 상당수가 하반기 출시로 목표를 수정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다른 업계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에 개발 속도가 한참 밀리는데, 앞으로 신작 개발 기간이 더 길어지면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작품을 찍어내는 제작 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부터 사라지는 추세였다"며 "업계에 노조가 자리잡아도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노조 측은 근무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다면 어떻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겠나"라며 "(회사가) 단기적 성과만 좇기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운영해야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김환민 민주노총 IT노조 게임산업분과위원장은 "크런치모드로 게임을 빨리 만들어내는 게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비효율적인 일"이라며 "게임업계에 노조가 자리잡아야 이런 관행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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