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쓰비시 미술관·카페 북적
"전범기업이 운영하는 곳인지 몰랐다"
김복동 할머니는 빗속 시위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미쓰비시 카페 앞 모습. 개점을 1시간 앞둔 시간임에도 개점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였으며, 한국 관광객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이승진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미쓰비시 카페 앞 모습. 개점을 1시간 앞둔 시간임에도 개점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였으며, 한국 관광객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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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일본 도쿄 지요다구(千代田區) 의 고층 빌딩 숲 사이에 고풍스러운 빨간 벽돌로 지어진 3층 건물이 있다. 유명 미술관과 카페가 들어서 있는 해당 건물 앞은 개관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인들과 한국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대표적인 전범(戰犯)기업 '미쓰비시'가 운영하는 미술관과 카페 주변 풍경이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 개관을 1시간여 앞두고 있었지만 미술관 '미쓰비시 1호관' 앞은 전시를 보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여기서는 종종 한국말이 들려왔다. 이들은 "정말 기대된다"며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유명 전시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카페는 최근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일본 여행 시 방문해야 할 추천 카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북적이는 카페 안에선 연신 사진촬영에 바쁜 한국인 관광객들과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 31일 미쓰비시가 운영하는 미술관 '미쓰비시 1호관'은 개관을 한 시간 앞둔 시간에도 관람을 기다리는 이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사진=이승진 기자)

지난달 31일 미쓰비시가 운영하는 미술관 '미쓰비시 1호관'은 개관을 한 시간 앞둔 시간에도 관람을 기다리는 이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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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강제징용으로 악명 높은 '군함도(軍艦島)'의 중심이었다. 미쓰비시는 군함도에서 탄광을 운영하며 최소 수천 명의 조선인을 강제 징용했다. 당시 조선인들 사이에선 '다시 들어가면 못 나오는 곳'으로 군함도를 '지옥섬'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군함도에는 위안소가 3곳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선 여성 9명이 군함도 진료소에 왔다는 증언이 남아 있다. 하지만 군함도 탄광을 운영했던 미쓰비시는 해방 이후 위안소 건물을 헐고는 다른 건물을 세워 증거 은폐를 시도했다.

더 큰 문제는 미쓰비시가 미군 강제징용 포로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중국 피해자들에겐 직접 만나 사과한 뒤 합의금을 주기로 했지만 우리나라 피해자들에겐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2012년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미쓰비시를 비롯한 전범기업들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재상고했다.


이 같은 사실을 미쓰비시 미술관과 카페를 찾은 한국인 대부분은 인지하지 못했다. 미술관을 찾은 중년 부부는 "유명한 전시를 한다고 해 일본 관광을 왔다 들렀을 뿐"이라며 "미술관을 운영하는 회사가 전범기업이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카페를 찾은 또 다른 한국인 역시 "카페가 현지에서도 유명하고 내부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 찾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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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전범기업과 관련한 정부의 홍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 스스로가 뼈아픈 역사를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3일 오전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활동가인 김복동(92)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 나와 정부의 화해재단 해산과 진정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가 3일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9월 한 달간 외교부와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매일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가 3일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9월 한 달간 외교부와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매일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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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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