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부가 '8·2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서울 아파트 값은 더 올랐다. 정부가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내놓은 고강도 정책이 되레 해당 지역 아파트 몸값을 더 뛰게 한 부메랑이 된 것이다.


당정이 8·27 대책 후 종합부동산세 강화,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의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불안 심리만 더 건드릴 것이란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전용면적 84.98㎡는 9월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8월에는 8억6900만원에 거래됐는데 2100만원 오른 가격으로 매매가 성사됐다.


주목할 부분은 동대문구가 8·27 대책 발표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값이 더 올랐다는 점이다. 정부는 종로구·중구·동대문구·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8·27 대책, 일주일…] 정부 부동산 규제 약발 다했나…서울 아파트값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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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곳의 아파트 값이 오히려 더 올랐다는 점은 8·27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들 지역이 서울 부동산 시세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8·27 대책으로 시장 흐름을 잠재우는 것은 한계가 있고, 현재의 흐름이 10~11월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중 하나인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84.96㎡는 최근 10억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4월에 9억원, 7월에 9억5500만원에 이어 이번에 4500만원이 더 올랐다.


송파구 장지동 파인타운10단지 59.95㎡는 9월에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전용면적의 최근 거래 사례인 1월의 7억4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마포구 도화동 도화동현대 128.26㎡ 1층 아파트는 이번 달 8억원에 거래됐다. 해당 전용면적 1층 아파트의 최근 거래 사례는 2월로 당시 7억10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7개월 사이에 9000만원이 올랐다.


이러한 흐름은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이다. 8·27 대책이 서울 집값 과열 흐름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안 심리의 불씨를 댕긴 셈이다. 정부가 규제 대상으로 삼은 곳은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부동산시장 저변에 퍼져 있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의지를 밝히는 곳은 역설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값 이상 과열은 이른바 '작전 세력'의 영향도 없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경제 상황과 개발 기대감, 시세의 변화 등 종합적인 변수가 맞물려 아파트 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국토부도 최근 서울 부동산 상승 흐름의 원인과 관련해 ▲수도권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의 유입 ▲개발계획 발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과열 흐름의 원인은 제대로 짚고 있지만 해법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8·27 대책을 내놓자마자 새로운 규제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택 공급 확대 발언은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도 규제 일변도 해결책을 벗어나 공급량 확대를 통해 시장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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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시장은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9월 이후 아파트 값이 빠지는 곳도 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 e편한세상 84.95㎡는 지난 7월에는 9억원에 거래됐지만 9월에는 8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서울 부동산시장은 과거 상승 기류를 탈 때처럼 전반적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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