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 14일부터 천경우 전시 '모르는 평범함'

천경우 '천개의 이름, 퍼포먼스와 설치'

천경우 '천개의 이름, 퍼포먼스와 설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현대미술에서 퍼포먼스는 시간의 전개 속에서 예술가의 신체를 이용해 표현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의식적 형식과 연극적 요소가 짙다. 예술가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유별나고 우스꽝스러운 행위를 하거나 신체를 기묘하게 꾸민다. 천경우(49) 작가의 퍼포먼스는 조금 다르다. 그가 제안하는 아이디어에 평범한 사람들이 대거 참여한다. 그들의 신체와 평범한 행동의 기록에 가깝다.

천 작가의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오는 14일부터 11월11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15년 동안 국내외 10여 개국에서 진행된 퍼포먼스들을 선별해 기획한 '모르는 평범함'이다. 설치, 영상, 사진, 아카이브 등 스물세 점을 선보인다.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참여로 완성된 공동 창작물이다.


전통적 미술 개념에서 일반 대중은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 예술가가 제공한 작품의 소비자 혹은 감상자에 불과했다. 천 작가의 퍼포먼스에서는 이들이 주체나 다름없다. 그래서 평범하고 단조로운 느낌이 강하지만, 사소한 일상마저 가치 부여의 매개체가 되는 놀라운 소통의 힘을 자랑한다. 내면을 성찰하면서 원초적 감정과 기억들을 탐사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천경우 '잠시 멈춤,퍼포먼스'

천경우 '잠시 멈춤,퍼포먼스'

원본보기 아이콘

AD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천경우 작가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욕구를 어떻게 자극할 것인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 속에 깊이 잠재되었지만 평소에 활성화되지 못한 진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객체로 소외된 사람들이 자아를 재발견할 수 있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천 작가의 사진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찰나를 잡아내는 초상사진가들과 달리 오랜 시간 촬영하며 대상의 진정한 모습을 담는다. 인물의 내면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드러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실장은 "사진의 찰나적 프로세스를 그 시간 안에 이뤄지는 무수한 변화를 쌓아나가는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때 사진은 대상을 탐사하고 발견하는 도구로서 변화와 지속의 흔적이 된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천경우 작가의 퍼포먼스는 '확장된 사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