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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1인 가구]<상>이혼·실직·부도…중년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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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예방사업.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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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 '박원순 옥탑방' 옆 집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장애인으로 부모를 제외한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려 동주민센터 등의 복지망에도 포착되지 않은 채 외롭게 살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영등포역 인근 공원에서 10년째 노숙하던 A(49세)씨가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10년전 사업이 망한 뒤 식구들은 물론 주변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었다. A씨가 남긴 것이라곤 노숙 생활을 하던 도중 젊은 시절과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쓴 시 몇편 뿐이었다.
최근 이들처럼 부도, 실직, 이혼, 장애 등의 이유로 가족들과 떨어져 중년에 1인 가구로 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다른 연령대 1인 가구에 비해서도 사회적 고립과 건강 악화로 자살, 고독사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안전망 확대가 매우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의 비중은 28.6%로 가장 높았다. 2005년에는 4인 가구가 전체 일반가구의 27%로 가장 비중이 컸는데 2015년 조사 때 1인 가구가 27.2%를 기록해 주류 자리를 차지했다. 나이대별로 보면 20대가 1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바로 뒤이어 50대(16.9%), 40대(15.4%)가 2,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혼이나 별거, 자녀 유학, 기타 경제적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선박 자동차 등 대규모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40대의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중년 1인 가구의 증가세도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년 1인 가구들도 소득, 고용, 건강, 주거, 사회적 관계 등에서 노년기 1인 가구와 마찬가지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1인 가구의 인구 경제적 특징'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는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과 소득이 낮지만 40대 이후부터 그 정도가 심해진다. 40대의 경우 다인 가구의 임시ㆍ일용직 비율은 11.6%인 반면, 1인 가구는 24.3%로 두배가 넘는다. 특히 50대의 경우 1인 가구의 임시ㆍ일용직 비율은 41%로 다인가구 19.3%의 두 배를 넘는다. 소득수준도 당연히 낮을 수 밖에 없다.

1인 가구들은 재산 상황이 양호하더라도 홀로 생활하면서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상환 판단 능력이 약해져 심각한 범죄에 휩싸이기도 한다.

지난 21일 경북 봉화에서 공무원과 이웃에 엽총을 난사한 70대 김모씨의 경우도 위기에 처한 1인 가구의 전형이다. 그는 재산이 있었지만 가족들과 따로 떨어져 살면서 이웃들과도 원활히 소통하지 않은 채 분노를 가슴 속에 차곡 차곡 채워오다 폭발한 '외로운 늑대'형 범죄로 꼽힌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복지재단 기고문에서 "현재의 사회보장제도 안에서는 위기에 처한 중년 1인 가구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발견하더라도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필요한 서비스가 없어 제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며 "기존의 사회보장제도로 포괄하지 못하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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