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성장을 위해 불필요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여당과 야당, 현 정부와 지난 정부를 막론하고 이견이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규제 혁신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반성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혁신 성장을 바라면서도 정작 혁신의 주인공인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외면해온 것이다.
또 최종 계약만 남겨뒀던 해당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건도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해 220억원을 투자받고도 국토부와 서울시의 "불법일 수 있다"는 발언으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구조조정까지 이어진 승차 공유 스타트업 '풀러스'와 같은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
지난해 기준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00대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 중 한국에서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것은 30개가 채 되지 않고 40개는 전혀 사업이 불가능하며 30개는 규제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 우리 규제 환경의 현실이다.
규제로 인한 스타트업의 피해는 막연한 가정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모델로 창업한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 하나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초기 스타트업으로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미국(우버), 중국(디디추싱)은 물론 동남아시아(그랩ㆍ고젝)에서도 나오고 있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창업가들이 기존 규제에 혁신성을 제한받고 언제 범법자로 내몰릴지 몰라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한다. 기나긴 폭염에도 기어코 가을이 오듯, 어려움에 처해 있는 스타트업들에도 한 줄기 희망의 소식이 국회로부터 들려오기를 기대해본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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