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주기에 따른 '비관론'…"하락세 650일 간 지속될 것"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대표 가상통화 비트코인에 대한 가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말에는 2만50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과 3000달러 아래로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이 함께 나와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펀드스트래트의 글로벌 시장 분석을 총괄하는 톰 리는 신흥시장(이머징마켓)과 비트코인 시장 간의 연관성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아이쉐어 MSCI 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와 비트코인 가격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 시장 모두 올해 초 절정에 도달했다 현재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헤지펀드들이 최근 시장 매각 리스크를 고려해 신흥시장 관련 펀드 매수를 중단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비트코인 구매를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톰 리는 "신흥시장에서 변화가 나타나면 이는 곧 비트코인 시장 경향이 변화한다는 신호"라며 "최근 이 같은 변화의 조류가 감지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경우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러시아 등 신흥국들은 외채 의존도가 높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민감한 부분을 고려한 주장이다.
폼플리아노는 더 많은 데이터를 검토한 뒤 이 같은 낙관론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일정한 주기를 발견했으며, 올해는 그 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일종의 연속적인 포물선 형태의 가격 변동 양태를 보였다"며 "처음 포물선의 정상에 해당하는 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00일(2010~2011년)이었으며, 그 다음 최고치를 기록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900일(2011~2013년)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2만달러를 기록할 때까지는 거의 1500일(2013~2017년)이 걸린 만큼, 다음 최고치를 달성하는 것은 2000일 이상이 지난 2023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시장의 하락세도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처음 등장한 비트코인 하락세는 약 160일간 지속됐고, 2013~2014년 사이 등장한 하락세는 약 400일 간 지속됐다"며 "지금의 하락세는 650일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 3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폼플리아노는 "긍정적인 전망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달갑지 않지만, 자신의 가설과 전망을 끊임없이 재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지난 몇 주간 돌이켜본 결과 나 역시 더 나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예측모델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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