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송객수수료' 규제 코 앞…"상한선 필요" vs "모객 수단"
정부, 송객수수료 상한선 규제 도입 본격적으로 시작
문화체육관광부, 면세업체들과 지난 23일 비공개 간담회 열어…엇갈린 반응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외국인의 한국 여행에서 '덤핑 관광'의 주범으로 지목된 면세점 송객 수수료를 규제하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면세점 송객 수수료는 외국인 관광객을 면세점에 데려오는 대가로 여행사와 전세버스 기사, 관광안내원 등에게 면세상품 판매 대금의 10~30%가량 떼어주는 돈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2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마포구에서 국내 주요 면세 업체 담당자들을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송객 수수료 규제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다. 문체부는 면세점 송객수수료율 제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국회에서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송객 수수료 규제 법안 3건이 발의된 상황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에는 면세점 송객 수수료의 상한선을 만들어 수수료가 지나치게 치솟는 것을 막자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선 면세점 매출 규모에 따라 의견이 미묘하게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상위 면세점 사업자 중심으로 송객 수수료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상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두산ㆍ한화 등 신생 면세점 관계자들은 송객 수수료와 관련해 다른 의견들을 쏟아냈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들이 주요 고객인 현재 면세시장 상황을 이유로 내세웠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 이후 이른바 '요우커'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면세점들이 보따리상 매출로 유지되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기상조라는 것.
A면세점 참석자는 "송객 수수료율 상한선은 저가 덤핑 관광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상인데, 사드 사태 이후 아직 요우커들이 다시 들어오지 않고 있어 현재 면세ㆍ관광 업계에선 불필요한 제도"라며 "민간 기업의 마케팅 수단을 정부가 규제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B면세점 참석자도 "송객 수수료는 상품 구성 측면에서 기존 면세점에 뒤처지는 신생 면세점들엔 가장 강력한 모객(募客) 수단"이라며 "신생 면세점들은 송객 수수료율 상한을 정한다고 해도 기존 면세점과 신생 면세점 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규제를 찬성하는 쪽에선 '국부 유출'을 우려했다. 아직 요우커 귀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재도 면세점들은 다이궁들을 서로 유치하려고 송객 수수료를 여행사에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영업하는 일부 중국 여행사들이 다이궁을 요우커로 둔갑시켜 등록하고 있다. 매출을 올려야 하는 면세점과 송객 수수료로 먹고 살아야 하는 여행사, 페이백(payback)으로 이익을 얻는 다이궁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C면세점 참석자는 "송객 수수료를 많이 지급할수록 국내 면세점 수익만 줄어들고 중국인들의 지갑만 두둑해지게 된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결과를 막기 위해선 송객 수수료 규제가 필요하단 주장도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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