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나 자해사진 등 이른바 ‘자해 인증샷’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전문가는 청소년들의 이런 행동은 학업 등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일종의 호소라고 강조했다.
모두 자신의 신체 일부에 상처를 낸 모습을 찍어 올린 사진이나 이와 유사한 사진, 또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이다.
문제는 이런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이 자살이나 자해를 지속해서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이런 게시물은 초등학생 등 누구나 볼 수 있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7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해인증샷’이 번지는 이유에 대해 “청소년들이 제발 입시 중심, 공부 중심, 1등주의, 획일주의 이런 것을 벗어나는 사회에서 언제 살아보냐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사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같이 말할 사람도 없고 말을 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되게 외롭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와 연대해 줄 사람, 진심으로 실제 생활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그래도 SNS상에서 그런 사람 구하는 그런 심리가 작동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이 서울, 고양, 대구, 제주 등 4개 권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살 관련 설문에서 대상자의 17.6%가 자살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3.7%는 자살 의도를 가졌고 5.8%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틱장애가 많았고 여학생의 경우에는 불안장애, 우울장애, 섭식장애 비율이 높았다.
이런 자살유해정보는 지속해서 게시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지난달 18∼31일 온라인상에서 ‘국민참여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벌여 17338건의 자살유해정보를 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43%가 증가한 수치다.
신고 내용을 보면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이 8039건(46.4%)으로 가장 많았고 △자살방법 안내(4566건, 26.3%), △기타 자살조장(2471건, 14.3%), △동반자살자 모집(1462건, 8.4%), △독극물 판매(800건, 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은 SNS(77.3%)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고 온라인 커뮤니티(8.9%), 포털사이트( 3.6%) 등에서도 유통되고 있었다.
특히 신고 건수가 가장 많은 매체는 인스타그램(7607건)으로, 인스타그램 신고 중 자해 관련 사진 신고는 63%에 달했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작년 대비 자살 관련 사진, 특히 자해사진이 인스타그램 및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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