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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좋은데 집값 왜 오르나' 딜레마에 빠진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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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통위 '동결 유력'…고용최악에 靑도 인상 불편한 표정
유동성·저금리 부동산에 돈 몰려…'공급억제' 정책 집값 불붙여
연내 인상도 불투명…"내달 美인상 후 상황 지켜봐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조찬 회동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조찬 회동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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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사상 최악의 고용지표와 서울 집값 폭등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한 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을 따라 인상 기조로 방향을 튼지 1년 남짓, 국내 경기가 발목을 붙잡는다. 최근엔 집값 급등에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경기부진에 금리인상을 불편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한 상황에서 연내 동결론까지 나오고 있다. 사상 최악의 고용쇼크, 터키발(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이 한은의 부담요인이 된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듯한 발언까지 시장에 전해졌다. 전날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오면 아무래도 여파들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또 다른 나라의 환경하고는 다른 측면이 있을 테니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 맞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뒤따라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우려를 키운 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쇼크다. 올해들어 6개월간 10만명을 밑돌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지난달엔 5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부진으로 내수가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른다면 전반적인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도 동결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긴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한은은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이 내달 금리를 올린 뒤 상황을 지켜보면서 4분기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집값 폭등은 한은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경기 상황만 봐선 집값도 보합 혹은 약보합을 보일 법도 하지만 시장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서울 집값은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집중되는 와중에 여전한 저금리로 레버리지를 일으키가 어렵지 않다는 점, 공급억제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정책이 집값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또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시장 양극화 현상은 시장 상황을 진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상황만 봐서는 집값이 떨어져야 하지만 유동성의 힘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정책으로 더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금리를 올릴 명분이 줄어들고 있다는 시각이 일단 우세하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수악화의 우려는 더 깊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통화정책 실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 증권 연구원은 "경기하강시 한은의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좀 더 일찍 금리를 올렸어야 한다"며 "한미 금리역전 외에는 금리를 올릴 명분이 없어 일단 4분기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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