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부실화"vs"민간도 충분"…승강기 검사 민영화 논란
행정안전부, 관련 법 개정으로 내년 3월부터 '정기 검사' 민간 대행 업체 지정 추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그동안 공기업이 독점해 온 승강기 검사 업무가 내년 3월부터 일부 민영화된다. 부실 점검과 위험 외주화에 따른 국민 안전 위협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자동차 검사와 마찬가지로 자격을 갖춘 민간업체가 대행할 경우 국민 편의 증진ㆍ업무 효율화 등이 기대된다는 여론도 있다.
14일 행정안전부 및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이 개정돼 현재 공단이 독점 중인 승강기 검사 업무 중 정기 검사 등 일부를 행안부 장관이 지정하는 검사 기관이 대행할 수 있도록 했다. 행안부는 시행령ㆍ규칙 등을 마련 중이며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관련 업계에선 약 1000억원대의 검사 수수료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정기 검사'로만 연간 600억원대 수수료를 거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승강기 설치ㆍ보수업체 숫자만 전국에 800여개에 달해 출혈 경쟁이 심한 상황"이라며 "민간도 정기 검사 업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측은 특히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승강기 숫자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7월말 현재 전국 승강기 숫자는 총 66만1539대로 급증하는 추세다. 2010년 이전에만 해도 해마다 2만여대씩 늘어났지만, 지난해 4만8799대가 더 설치되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종류별로는 승객용이 25만7181대(38.9%)로 가장 많고, 장애인용(16만3461대ㆍ24.7%), 비상용(13만6483대ㆍ20.6%) 등의 순이다. 또 추후 완성 검사, 수시 검사, 정밀 안전 검사 등으로 민영화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공단 측과 공단 노조 등은 부정적이다. 공단 측은 "2개의 검사기관이 검사물량 수주를 위한 경쟁을 하면서 부실 검사 등 부작용이 생겨 하나로 통합된 지 2년 밖에 안 된 상황"이라며 "민간검사기관이 논의되는 것은 많은 혼란과 더불어 과거의 폐해가 재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안전 부실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며 인력 확충을 요구 중이다. 박철구 승강기안전공단노조 위원장은 "민간과 공단이 경쟁을 하게 되면 합격증 장사 등이 벌어질 것"이라며 "승강기 수가 늘면서 검사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건물주들의 편의를 위해 민간에 일부 업무를 넘기더라도 시행령 등의 제도 마련 과정에서 공공의 통제를 통해 안전을 보장하는 등의 전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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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예정대로 민영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담당자는 "법에 정해진 엄격한 요건을 갖췄는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심사해 정기 검사 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며, 이 경우 1달 고정 비용만 1억5000만원 이상인 민간 업체들만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공기관이 수행해야 할 필수 업무가 아니고 민간에 개방해도 되는 업무라고 판단돼 지속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라고 밝혔다.
현 정부의 안전 강화 기조, 위험 외주화ㆍ민영화 등에 부정적인 점도 변수다. 정부 측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검사 민영화 후 사고가 속출했던 점, 민영화 논란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 등으로 인해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있다"며 "그렇다고 승강기 검사 업무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이유로 마냥 공단 조직을 키울 수는 없다는 점 때문에 딜레마에 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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