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완 세란병원 부사장, 골프장 경영노하우 접목…환자 중심 병원 도약
-동선 최소화 공간 조성 노력…연예인 검진센터 등 입소문
-직원들과도 소통 위해 전자결재 대신 대면보고
-매출 연 20% 성장 성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전자결재요? 전자결재 시스템이 있어도 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대면보고로 갈 겁니다."
홍지완 세란병원 부사장이 찾은 소통 방법이다. 그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현장을 이해하기 위한 절차"라며 "우리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생각을 직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듣고 경영에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문턱을 낮추니 방문객도 늘었다. "이제는 내가 요청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알아서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요. 덕분에 직원들과 관계가 가까워졌지요."
◆골프장에서 병원으로…의료 '서비스' 강화=홍 부사장은 2016년 6월 세란병원에 합류했다. 그전까지는 병원과 거리가 멀었다. 아버지인 홍광표 세란병원장이 2002년 인수한 경기 가평군의 크리스탈밸리 CC를 10년 넘게 맡아왔다. 그러다 2016년 1월 세란병원 본원에 작게 마련된 종합건강검진센터를 확장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병원 일에 발을 들여놓았다. 본원 뒤편에 있던 지하 2층~지상 9층짜리 실버타운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이었다. 홍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홍 원장과 함께 콘셉트를 비롯해 인테리어, 고객 동선까지 섬세하게 살폈다.
홍 부사장은 아버지의 부름에 고민하지 않았다. 다만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 병원은 의료를 기본으로 서비스가 더해지는 구조다. 의사 출신이 아닌 만큼 한계가 있을 터였다. 그는 "비의료인이라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골프장을 경영하면서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고민해왔던 노하우와 환자 입장에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환자 중심 병원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는 홍 원장이, 전문 경영이나 환자에 대한 서비스는 홍 부사장이 주로 의견을 개진하며 병원을 이끌고 있다.
◆검진센터 확장으로 새로운 도약…매출 20%씩 성장=1987년 서울 독립문 인근에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개원한 세란병원은 14개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변신, 지역 거점병원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개원 31년이 지나면서 시설 개선이 필요했다.
검진센터 확장 이전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새로 지은 검진센터는 과거 층층이 나뉘어 있던 것을 확장 이전하면서 한 층에서 검진이 이뤄지도록 했다. 고객 동선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또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예인 검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 홍보를 강화하기도 했다. 병원 내부에 진료협력센터를 두고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 환자는 바로 본원과 연계 진료하도록 돕고 있다. 검진센터 고객 증가가 본원 진료 신규 환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있다는 것이 병원 측 분석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세란병원은 최근 연 20%의 성장을 거뒀다.
"보통 7~8월은 병원의 비수기로 꼽히는데 우리는 비수기가 없어요. 비급여 항목을 비싸게 받지 않고 과잉진료도 안 하는 '착한 병원'이라는 신뢰가 강해 성장의 발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홍 원장은 평소 그에게 "늘 멈추지 말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변화하라"고 일러준다고 한다. 경영진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멈추는 순간 시설은 노후화되고 병원은 퇴보한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골프장 인수부터 검진센터 확장, 고급 산후조리원 오픈 등 크고 작은 도전을 몸소 해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었다.
홍 부사장은 세란병원의 대표적 진료 과목인 정형외과 분야 인공관절센터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6월 국내 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코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다. 기존 로봇 인공관절 수술보다 발전된 형태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전 세계에서 약 12만건 시행됐다. 그는 "기존에 세브란스병원에서 연구 목적으로 쓰던 것을 상업용으로 도입한 곳은 세란병원이 최초"라며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후유증도 굉장히 적다"고 설명했다. 멀게는 현재 218병상을 500병상 규모로 늘리고 매출도 2배 성장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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