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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번역의 정석』, 『위대한 침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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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정석(이정서 지음/새움)=소설가이자 전문번역가 이정서의 번역 에세이. 그는 2014년에 알베르 카뮈가 쓴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학계에 충격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이정서는 2014년 『이방인』을 새롭게 번역 발표하면서 뫼르소가 아랍인을 죽인 이유가 단지 햇볕 때문이었다는 기존의 이해는 오역에 따른 오독이라고 주장했다. 뫼르소는 친구를 해친 사내의 칼날에 비친 햇빛이 눈을 찌르자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겼으므로 ‘정당방위’라는 주장을 했다. 사실 ‘구글’ 검색창에 ‘Meursault, self-defense’라고 치면 세계적으로 뫼르소의 살인을 정당방위로 이해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 앞표지에는 “분명하게 쓰는 사람들에게는 독자가 따르고, 난해하게 쓰는 사람들에게는 주석자가 따른다”는 카뮈의 말이 실려 있다. 이 카피처럼 이정서는 이 책을 통해 번역에 있어서 작가가 쓴 서술구조를 지켜주는 ‘직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그는 독자들로부터 “실제로 저자가 쓴 쉼표 하나까지 살려내는 직역으로 작가의 ‘숨소리’마저 복원해 냈다”는 말을 듣는다. 그의 번역서는 유장하게 잘 읽힌다. 이정서는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잘’ 전달할 목적으로, 수많은 시간을 고뇌하며 ‘잘 읽힐’, ‘좋은 문장’을 써낸 것인데, 그것을 오히려 번역자가 자기 식으로 이해하고 해체시킨다면, 그게 과연 원래보다 잘 읽히는 좋은 문장일 근거가 어디에 있단 말일까”라고 묻는다. “원래보다 좋은 문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위대한 침묵(해도연 지음/그래비티북스)=해도연의 첫 소설집. 그만의 경이로운 상상력이 담긴 작품 네 편을 골라 실었다. 탄탄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에 두고 인간의 삶에 대한 감수성까지 담았다. 표제작 「위대한 침묵」은 ‘과연 우리가 전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일까’를 묻는 페르미 역설에 대한 SCI-FI로서의 답변이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크로스로드>에 게재된 작품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하드SF이며 과학적 아이디어와 함께 극적 긴장감이 뛰어나다.

「따뜻한 세상을 위하여」는 ‘나’를 대신하는 또 다른 완벽한 ‘나’가 있었으면 하는, 차가운 세상 속에서 완벽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마리 멜리에스」는 인공두뇌 연구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의식과 기억에 대해 사유하게 하며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목성의 위성 에우로파에서 연구하는 세 명의 과학자들이 지구로 귀환하기 전에 마지막 탐사를 떠나 새로운 외계문명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언젠가 우리에게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이야기가 감각적인 필치로 이어진다.


◆스크림 시리즈 1,2권(제프 크리피 지음/서애경·성세희 옮김/길벗어린이)=‘스크림’ 시리즈는 좀비, 유령, 귀신 등이 등장해 원시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최첨단 과학 기술로 인해 탄생한 캐릭터와 소재를 통해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미래에 있을 법한 공포를 만들어 내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공포 동화다. 인터넷이나 가상현실, 컴퓨터 게임, 유전자 실험 등과 같이 요즘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학 기술과 관련한 소재가 등장한다.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고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며 거침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준다.
‘스크림’ 시리즈는 인터넷 세상, 유전자 실험, 가상현실 등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겨난 소재들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이와 관련한 문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진짜 공포는 귀신이나 좀비와 같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만들어 내는 현재의 다양한 문제들에 있고, 이는 우리 주변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거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겨난 문명의 이기, 자연 환경의 파괴 등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또 앞으로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등에 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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