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내다보고 산림정책 파종…'숲세권 한국' 가꾼다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제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워 10년, 100년 후 산림분야에서 튼실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가 아닌 산림청 직원 모두가 각자의 역량과 힘을 모을 수 있어야 하고 청장은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소박한 듯 보이지만 원대한 꿈을 내비쳤다. 지난해 개청 50년에 이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산림정책의 방향성과 현 청장으로서 추구하는 역할을 파종(播種)에 비유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산림녹화 성공국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 1952년 10.5㎥에 불과하던 1㏊당 평균 입목축적 규모는 2016년 146㎥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이 덕분에 국토의 63%는 녹색 옷을 입게 됐다. 일제강점기 때의 산림수탈과 한국전쟁으로 헐벗었던 산림 대부분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산림청은 과거와는 또 다른 국민적 산림욕구와 마주하고 있다. 단순히 나무를 심고 산림을 가꾸는 것이 아니라 산림이 갖는 휴양기능에 산림경제 활성화가 함께 이뤄지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숲세권'이 세간의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은 이러한 대중적 욕구가 반영된 하나의 예가 된다. 숲과 역세권의 합성어인 '숲세권'은 집과 인접한 곳에 녹지공간이 조성됐을 때 수익창출도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김 청장은 "산림청장으로 지낸 1년여 동안 국민들이 바라는 산림분야의 욕구와 기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산림규모를 무작정 넓혀가기보다 숲을 활용해 국민들이 원하는 기대치를 얼마만큼 시의(時宜) 적절하게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산림청은 최근 '숲 속 대한민국(정책 로드맵)'을 표방, 숲을 토지(또는 산지) 개념이 아닌 공간적 의미로 해석하고 국민들이 각 공간에서 산림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전개한다. 숲을 국토·산촌·도시 등 공간으로 구분하고 국토는 '한반도의 녹화사업', 산촌은 '경제 활성화', 도시는 자투리땅을 활용한 '녹색 공간 확충'을 각각의 핵심전략으로 정책수단을 기획·추진한다는 맥락이다.
"숲을 하나의 토지(산지)개념으로 묶어 특정지역을 가꾸는 것은 과거 산림정책의 연장선"이라는 김 청장은 "반대로 '숲 속 대한민국'은 숲이 필요한 공간에 숲의 기능을 공간별 맞춤형으로 가미해 국민적 산림 욕구를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산촌의 활성화는 귀농·귀촌 인구가 산림에서 먹을거리(임산물 채취, 관광명소 개발)를 찾아 제2의 삶의 터전을 개척하는 매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산림을 통한 국민적 욕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개념으로 산림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한다. 그간 산림분야 일자리는 공공사업 성격의 단기 근무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림복지와 산림 병해충 방제 등의 분야에서 전문 일자리를 창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안정적으로 근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청장은 "산림청은 2016년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을 출범시켜 산림복지를 체계·전문화하고 기존에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숲 해설가 등 산림복지서비스업을 민간사업으로 전환, 일자리 창출과 산림수요(휴양객)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산림청은 2016년 12월 '산림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을 공포한데 이어 올해 6월 '나무의사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생활권 내 수목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비전문가의 잘못된 처방(농약살포 등)이 수목과 주변 토양은 물론 국민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산림업계의 인식을 토대로 마련됐다.
실제 2015년 기준 전국 생활권 수목방제 주체의 92%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것으로 산림청은 집계하기도 했다. 이에 산림청은 나무의사제도의 도입으로 지난 6월 신규 나무등록을 시작해 이달 중에는 나무의사 양성기관을 지정하고 내달부터 나무병원 이외의 업체와 나무의사가 아닌 비전문가의 수목진료 행위를 금지(특별단속)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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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산림청장은 "나무의사 제도의 도입·시행은 생활권 내 수목의 안전한 관리는 물론 전문기관, 인력양성을 통한 청년 중심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산림청은 숲 해설가와 나무의사처럼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다수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숲 속 대한민국과 산림분야의 일자리 창출 등 최근 추진하는 산림정책은 지금 당장 가시적 효과를 내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둔다"며 "같은 맥락에서 산림청은 누구 한 사람의 역량과 노력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합심으로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과정을 차근히 밟아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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