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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불지옥'…폭염에 건강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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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만에 폭염…온열질환 비상
-65세 이상 노인, 일반인에 비해 폭염에 4배나 취약
-물 자주 마시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진 외출 삼가야
펄펄 끓는 '불지옥'…폭염에 건강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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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역대 최악의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해 잠시만 나가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 밤에도 안녕하지 못하다. 열대야를 넘어 2일엔 서울에서 처음으로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우리 몸과 마음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 과도하게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열사병 등 고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부전 환자 등 만성 질환자와 영ㆍ유아, 노인들은 더위에 더욱 취약하다.
박정우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체온을 낮추는 능력이 저하된 노인이나 체온 조절 기능이 발달되지 않은 어린이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한낮에 외출을 삼가고 수분을 섭취하는 등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열 질환자 벌써 2000명 넘어= 폭염은 건강에 직격탄이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보통 습도에서 25도 이상이면 무더위를 느낀다. 장시간 야외 활동 시 열사병ㆍ열탈진ㆍ열경련ㆍ열실신 등 온열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온이 30~32도일 때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36도이면 30도일 때보다 50% 증가한다고 한다. 특히 고령자와 노약자, 어린이 등이 체력적으로 적응하기 힘들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65세 이상 노인은 일반인보다 폭염에 4배 이상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 집계를 보면 올여름(7월28일 기준) 519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온열 질환자는 2042명으로 지난해 여름(5월29일~9월8일) 전체 발생 건수(1574명)를 이미 넘어섰다. 이 중 열사병에 따른 사망자는 27명으로,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 운영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위가 극심했던 7월22~28일 일주일 동안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907명, 사망자는 13명으로 전체의 거의 절반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폭염에 취약한 장소가 달랐다. 0~18세는 강가, 해변, 수영장 등 공원ㆍ행락지(65%)가 가장 많았고 길가 10명, 차 안 4명의 순이었다. 19~39세(38%)와 40~64세(43%) 온열 질환자는 야외 작업장에서 많이 발생했다. 65세 이상은 길가(32%)와 논밭(25%), 집 안(19%)등의 장소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는 111년 만의 폭염이 기승을 떨친 7월 마지막 주 수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8월 한 달이 더 남았다. 최근 5년간 온열 질환자 발생 사례를 살펴보면 8월 초ㆍ중순에 온열 질환자의 약 50%가 집중됐다. 특히 7월11일~8월20일에 정점을 찍었다. 6월까지만 해도 순기별로 200명을 넘지 않던 온열 질환자 수는 7월 상순 476명, 중순 717명, 하순 1318명, 8월 상순 1934명으로 정점을 찍고 중순 1108명, 하순 311명으로 떨어졌다.

◆열실신ㆍ열경련ㆍ열탈진ㆍ열사병…어떻게 다른가= 우리 몸이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여러 질환이 발생한다. 약한 열발진부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다양하다. 올여름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열탈진이 1116명(54.7%)으로 절반을 넘고 열사병(488명), 열경련(216명), 열실신(155명) 등의 순이다.

열실신은 과거 학교 운동장 조회 시간에 땡볕에 오래 서 있다가 쓰러지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갑자기 고온에 노출되면서 우리 몸의 말초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주로 다리에 몰려 대뇌로 가야 할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실신하게 된다. 조비룡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로 고온에서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서 문제가 되는데, 한번 적응되고 나면 잘 발생하지 않게 된다"며 "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에 오히려 더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린 후 물만을 보충하는 경우에 염분이 부족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땐 2~3분간 지속된다. 다리, 복부 근육처럼 많이 사용해 피로한 부분에서 주로 일어난다. 피부가 습하고 차가운 것이 특징이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한다.

온열 질환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열사병이다. 폭염에 체온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겨 체온이 40도까지 급상승하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마르고 뜨거워진다. 혼수, 경련 등도 일으킨다. 열사병은 갑자기 또는 열탈진 후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열사병을 "과도한 더위에 몸의 체온 조절 중추가 파업을 일으킨 상태"라고 설명했다. 열사병은 사망률이 매우 높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10%, 치료를 하더라도 심부 체온이 43도 이하이면 40%, 43도 이상이면 80%의 치명률을 보인다. 열사병과 유사한 상태로 열탈진이 있다. 열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지만 체온이 39도보다 낮아 위험도는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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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주 마시고 한낮엔 쉬어야= 전문가들은 폭염에 건강을 지키려면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자주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음료를 마시면 단맛 때문에 오히려 갈증이 생기는 만큼 탄산음료나 과채주스보다는 물이나 과일로 수분을 보충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기보다는 수시로 자주 마신다.

또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쉰다.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해야 할 땐 양산, 모자, 선글라스를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제도 꼼꼼하게 바른다. 옷은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것으로 입는다. 시원한 물로 족욕 또는 샤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폭염에 따라오는 열대야로 '꿀잠'을 자기 어려울 땐 수면 적정 온도를 살핀다. 수면에 적정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름철에는 대략 24~26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을 경우 습도가 너무 떨어져 상기도 감염(감기)에 취약하게 되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온열 질환자를 발견했을 땐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 옷을 풀고 너무 차갑지 않은 시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내린다. 수분을 보충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된다. 다만 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엔 수분 보충을 하다 질식할 위험이 있으니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특히 열사병은 신속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명적인 후유증이 생기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 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의 몸을 차게 식히는 것이 급선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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