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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과 인권침해 사이에 놓인 '빈곤포르노'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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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드비전 홈페이지/http://www.worldvis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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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 구호기구들의 켐페인성 후원광고의 내용에 '빈곤포르노(poverty pornography)'적인 성격이 다소 포함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과도하게 자극적인 내용의 모금방송에 대한 규제가 시작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빈곤포르노란 자신에 대한 초상권 및 인권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사회적 약자를 자극적으로 묘사해 모금을 호소하는 광고를 일컫는 용어로, 인권침해와 함께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주민들에 대한 편견을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서구권에서는 자극적 모금방송이 역으로 인권유린에 해당할 수 있다며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광고에 대해 불편하다는 시청자 의견이 많이 제기돼왔으며, 이달 11일 열린 방심위의 제 40차 심의소위에서 안건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방심위가 공개한 제 40차 심의소위 회의록에 의하면,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비전(World Vision)의 기부금품 모집광고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피부가 갈라진 모습, 각질을 제거하는 모습 등을 지나치게 장시간 상세하게 보여줬으며 이에 따라 방심위에 민원이 4건 접수됐다.

방심위는 해당 안건에 대해 전원합의로 행정지도인 '권고' 의견을 내고 기타 다른 구호단체들의 후원 광고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날 심의소위에서 지적된 내용들은 해당 광고들이 후원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광고에 등장하는 환자나 유아들이 자신의 초상권 및 모든 정보를 그대로 노출시켜야되고, 해당 광고 내에서 기부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일절 나오지 않는 다는 점 등 이었다.
(사진= 월드프레스포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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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금방송들의 빈곤포르노 문제에 대한 지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진작가인 알레시오 마모가 찍은 '꿈의 음식'이란 사진 시리즈는 빈곤포르노를 악용한 인권유린에 해당한다며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 해당 사진은 인도 지역의 빈곤층 어린이들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서있고, 그 앞에 화려한 음식을 차려놓은 사진이었다. 그가 월드프레스포토(World Press Photo) 재단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게재하자, 곧바로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 해당 음식들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모형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빈곤포르노는 더 많은 모금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명분과 연출된 가난을 통한 기만에 가깝다는 비난을 항상 받아왔다. 과거 에티오피아의 식수난을 촬영하려다 물이 너무 깨끗하다는 이유로 출연 소녀에게 더러운 물을 일부러 마시게 했다는 극단적 사례까지 알려져있다. 이런 자극적 영상이 반복되면서 제3세계 주민들에게 씌워지는 가난과 불행 등 부정적 인식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 흑인들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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