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에어컨 판매 4000대, 직전 3주 합산보다 4배
지난주 롯데하이마트 에어컨 판매 전년대비 170% 급증
2016년 폭염 학습 효과…뒤늦게 에어컨 수요 폭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주부 이지은(34)씨는 매일 살인적 무더위와 사투를 벌인다. 2년 전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의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에어컨을 버리고 온 탓이다. 전세로 입주한 만큼 에어컨 실외기 설치 비용을 아끼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보름 넘게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 에어컨 설치를 미룰 수 없다고 느끼는 찰나 TV홈쇼핑에서 최신형 에어컨을 판매하는 방송이 나왔다. 에어컨을 주문할 생각에 잠시 설레였던 이씨는 곧 실망했다. 에어컨 설치까지 최대 4주가량을 기다려야 한다는 상담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다. 그는 "작년 여름에도 덥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지금 주문해도 9월에 설치할 수 있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폭염을 견딜 수 있을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3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6번의 에어컨 특집 방송을 통해 4405대의 에어컨을 판매했다. 이는 7월1일부터 19일까지 3주간 에어컨 판매량 1095대보다 4배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 일주일간 주문금액은 77억8000만원으로 앞선 3주간 주문액(22억7000억원)의 3.5배에 달했다. 이달 중순부터 매일 폭염 특보가 발효되는 등 불볕더위에 이어 열대야까지 지속되자 '버티기'에 들어간 가정에서 일제히 에어컨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에어컨 주문이 폭주하면서 설치 기간도 대폭 길어졌다. 에어컨 브랜드와 상품, 지역 등에 따라 설치 기간은 천차만별이지만 TV홈쇼핑의 경우 설치까지 최대 4주가량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회사는 3주가량 소요된다고 공지했다. 고장난 에어컨을 수리하기 위한 AS도 한 달가량 걸린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워터파크와 같은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비수기에는 파리를 날릴 정도로 손님이 없지만 밀려들 때는 미어터진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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