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 소비자들의 부담도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미국의 철강 가격은 연초 이후 33%, 알루미늄 가격은 11% 올랐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 25일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CEO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탄산음료 도매가격을 인상했다"며 "관세 부과에 따른 금속 가격 상승과 화물운임 인상 등으로 북미 지역의 가격 변동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샘 애덤스 역시 연내 가격을 2% 올리겠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소재 폴라리스도 보트와 모터사이클, 스노모빌 등을 제조하는데 들어가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생산라인을 폴란드로 옮기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말 모터사이클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도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철제 사무용가구 제조업체 스틸케이스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올렸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자동차업체 '빅3'는 일제히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관세에 영향을 받는 미 기업들이 가격을 잇따라 올리는 이유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현재 미국의 경기가 상당히 좋은 수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기가 좋을 때 가격을 올려 두자는 전략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2.9% 상승,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 가격 역시 수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WSJ은 "국내총생산(GDP)이 4.1%를 기록하는 등 미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는 만큼,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더 인상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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