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맥도날드, 키오스크 설치 매장 절반 넘어…가맹점으로 확대 계획
15만원 대여료 내면 알바 1명 이상 몫…월 300만원 비용 절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KFC와 버거킹이 연내 모든 직영 매장에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한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이미 절반의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도 가맹점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 시간제 아르바이트생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00% 직영제로 운영되는 KFC도 올해 안에 전체 201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절반 수준인 110곳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롯데리아의 경우 총 1348개 매장 중 776개 점포에서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매장 131곳에는 모두 키오스크가 설치됐으며 가맹 매장을 포함해 절반 이상이 무인화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주문 담당 인력의 업무부담이 과중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영향을 받기 전부터 무인화 작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나머지 가맹 매장에도 지속적으로 키오스크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가맹점주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의 무인주문기 도입은 표면적으로는 고객들의 주문 편의성을 높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버거킹은 앞서 키오스크를 설치한 매장에서 매장 운영의 효율성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키오스크 설치 매장은 다른 매장과 비교해 고객 주문 건수가 시간당 30% 가량은 더 많이 나온다. 특히 바쁜(피크) 시간대인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 더 많은 주문을 빠르게 받을 수 있어서 직원들이 오히려 제품 제조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질(퀄리티)이 증대되는 효과도 경험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 피크 시간대 고객들의 대기 시간은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른 고객 만족도가 증가했고 키오스크에 나오는 제품 설명 등으로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 편의성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 달하며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자 주문 담당 인력을 줄여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전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 비중이 매장 직원의 90%를 넘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무인기계 고용'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으면서 동종업계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게 되면 최소 아르바이트 1.5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인주문기 대여료가 월 15만원 수준"이라며 "외식업계 매장별로 키오스크 한 대를 들여놓으면 3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인건비 절감 이외에도 키오스크 도입에 따른 다른 여러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일자리 감소 부작용과 더불어 메뉴 선택 관련 문의의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과 노인 등 '정보 약자'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단순히 인건비 절약 차원을 떠나 금전적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기간·시간·금액별 데이터를 자료로 만들어 마케팅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키오스크 설치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대표 무인주문기 업체인 트로스시스템즈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30억원) 대비 2배 성장한 6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기 가격이 360만~612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국에 이 회사 제품이 최소 980대, 최대 1666대가 새로 설치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트로스시스템즈의 무인주문기를 채택한 고객은 KFC, 버거킹, 놀부, 뉴욕버거, 쥬씨, 김가네 등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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