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만에 30만원 수입…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 느낀 젊은층 사주·신점에 기대 심리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방송 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1인 방송을 통해 사주나 신점 등을 봐주는 ‘무속인 BJ(Broadcasting Jockey)’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BJ들은 불과 3~4시간 동안 수십만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인터넷 방송 사이트인 A 사이트에서 ‘무속인’, ‘신점’, ‘사주’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자 관련 BJ와 녹화영상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무속인이 일정량의 별풍선을 받고 방송과 채팅을 통해 사주나 토정비결, 운세 등을 봐주는 영상이었다. 이 중에는 굿을 하거나 퇴마 의식을 치르는 영상도 더러 찾아볼 수 있었다.
이 BJ의 방송에서는 1가지 분야를 볼 경우 1만2100원가량의 사이버머니를, 2가지 분야는 2만1100원, 3가지 분야는 3만원, 종합 사주는 5만원 식의 복채가 설정돼 있었다. 2시간 동안 이 무속인 BJ에게 복채를 내고 사주나 신점을 본 신청자는 10명을 훌쩍 넘었다. 중간 중간 열혈팬으로 보이는 시청자들이 1만원가량의 후원금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 이 BJ는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흉가를 찾아 접신을 시도하는, 이른바 ‘빙의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빙의방송의 성립 조건으로 100원부터 1만원까지 순서대로 사이버머니를 받는 일명 ‘백두산 게임’을 내걸어 시청자들로부터 후원을 유도하는 모습이었다. 시청자중 한 명이 100원을 후원하면, 그 다음 시청자가 200원, 300원, 400원을 순서대로 후원하는 방식으로 이 게임이 완료되면 모두 55만원가량의 사이버머니를 받게 된다.
이처럼 신당이나 점집을 직접 방문해 신점이나 사주 등을 보던 과거와 달리 PC나 휴대전화로도 무속인들을 찾아 점을 보는 행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양해지면서 젊은층들 사이에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예측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면서 “이로 인해 점이나 사주를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얻으려는 이들이 점집이나 신당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온라인 무속인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을 요구한 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연한 범법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 “미신에 대한 개인적 믿음과 무관하게 큰 금액을 요구할 경우 절대 입금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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