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25년 한우물로 꽃 피운 1급
[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1급 승진 평가 때 '유리천장'에 부딪혀 굉장히 오랫동안 울었던 적도 있어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겁니다."
1964년 공공기관인 수출산업공단으로 출발한 산단공은 기관 업무 특성상 남성중심의 조직이 오랜기간 굳어져왔다. 6월 현재 상임 임원 5명과 정규직 528명,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임직원은 548명. 이 중 여성은 24%인 130명이지만 4급(91명)이 대다수. 3급(16명), 2급(3명) 등 고위직으로 갈수록 숫자는 현저히 줄어든다. 1급은 1명으로 이번에 승진한 조 본부장이다.
그는 25년 '산업단지' 외길을 걸어온 산업입지 정책연구 분야의 전문가다. 서울대 학부와 같은대 대학원 경제지리학과에서 산업단지 관련 연구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연구원을 시작으로 1997년 산단공에 입사해 산업입지연구팀장, 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이 때문에 '여성카드'로 됐다는 얘기를 싫어한다. 나이나 경력을 봤을 때 여성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오른 게 아닌데도 '여성' 프레임에 맞춰 보도되니 아쉬운 점이 있다고도 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의 '우문현답'이다. 조 본부장은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현장에서 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능력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공정히 하겠다. 보수적인 산단공 조직에서 숨겨졌던, 역차별 받았던 여성 인재들이 빨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면서 "저를 낮춰 직원들 얘기를 많이 듣고 조직이 화합할 수 있게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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