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vs.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LG
화웨이 LTE+5G 통합장비 약 30% 저렴
삼성전자 보안 우려 없지만 상용화 관건
노키아 에릭슨 현지화 전략으로 5G 공략
23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한국 이통사를 상대로 자사의 5G 통신장비를 구매하라고 설득하면서, 기존 LTE 장비까지 통합 교체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과 KT 두 회사는 과거 LTE 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았다. 한국 이통사들이 구축하려는 5G 상용화 초기 모델은 기존 LTE과 연동한 NSA(Non Stand Alone) 방식이다. 화웨이는 양 사에 LTE 와 5G 통합장비를 타사 대비 30% 저렴한 수준에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독주 분위기를 깨려는 비(非)화웨이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5위권(3%, 2017년)이지만, 안방에서 벌어지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이벤트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LTE 망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만큼 '호환성'과 '보안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사장)은 최근 "국내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 대응해줄 수 있는 신뢰가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런 회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의 아킬레스 건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력'이다. 업계에서는 5G 망의 주력 주파수인 3.5GHz 대역 장비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타사보다 뒤쳐진다고 평가한다. 대신 삼성전자는 미국판 5G망인 고정형 무선 접속(FWA) 장비(28GHz)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통신 장비업계 전통 강자인 에릭슨과 노키아는 화웨이의 급성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릭슨은 시장점유율 27%로 2위, 노키아는 23%로 3위 업체다. 그러나 첫 5G 경쟁에서 밀린다면 화웨이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인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를 선택하게 되면 이미 들여놓은 LTE 망마저 철수해야 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양사가 선택한 전략은 현지화다. 노키아는 국내 중소기업과 제품을 개발해 5G망에 적용키로 했다. 한국 장비업체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타이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게 돕겠다는 정부 의지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에릭슨의 경우 합작법인 에릭슨LG가 장비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 회사는 국내에서만 R&D 비용으로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ㆍKT 등과 지속적으로 5G 장비 시연을 해온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비(非)화웨이 진영에서는 중국 통신기업의 보안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 기업이 '백도어'를 통해 중국으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망을 구축한 후에도 유지ㆍ보수를 화웨이 직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 외국 기업에게 국내 지도 반출도 금지하고 있는데, 중국 기업이 전국 통신망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내버려둘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이와 같은 지적을 감안한 듯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5G 서비스는 굉장히 다양하고 융합적이라 보안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화웨이를 포함해 보안 문제는 정부가 살펴볼 예정이다. 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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