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시비비] 혁신성장 이미 답은 나와있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 6월 '글로벌 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혁신지수를 조사대상 126게 국가 중 12위로 평가했다. 2013년 18위에서 2016년 11위로 상승했다가 올해12위를 기록했다. 비록 한 단계 하락했지만 세계 12위라는 성적표가 말해 주는 것은 한국의 혁신성장 잠재력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혁신성장의 동력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글로벌혁신지수에 그 정답이 있다. 혁신지수는 7개 항목의 평가에 기초해서 작성된다. 제도, 인적자원과 연구개발, 인프라, 시장고도화, 비지니스고도화, 지식과 기술 산출물, 창의적 산출물 등이 그것이다.
한국은 이 가운데 인적자원과 연구개발(2위), 지식과 기술 산출물(Knowledge & Technology Outputs, 9위), 인프라(13위), 시장고도화(Market Sophistication, 14위)에서 높은 순위를 보였다. 그러나 제도(26위), 비즈니스고도화(Business Sophistication, 20위), 창의적 산출물(Creative Outputs, 17위)에서는 뒤처져 있다.

특히 2013년 세계 35위에서 올해 17위로 우리를 맹렬하게 뒤쫓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중국은 비즈니스고도화(9위)에서 한국(20위)을 압도적으로 앞지르고 있다. 무엇인가 이상하지 않은 가. 중국이 비즈니스 고도화에서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게다가 지식과 기술산출물에서도 당당히 세계 5위로 한국에 앞선다. 이대로 가면 중국에도 뒤진다는 것은 기우가 아니다. 현실이다.

세부항목에 대한 평가를 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우선 혁신에 대한 인풋(Input)을 보자. 흔히들 기업이 돈을 쟁겨 놓고 연구개발에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업지출 연구개발비율과 기업의 연구개발자체펀딩비율에서 한국은 세계 2위, 3위다. 기업 연구개발인력비율도 세계 2위다. 들어간 돈의 생산성이 문제면 문제지, 연구개발 자체에는 아낌 없이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혁신생태계 내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의 연계가 부족하고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가 막혀 있다는 데 있다. 생산성 자체가 낮고 규제와 노동유연성이 혁신생태계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지표를 보자. 혁신연계망(Innovation Linkage) 경쟁력이 31위로 낮다. 특히 이 중 합작 및 전략적 제휴 거래는 세계 55위에 불과하다. 15~64세 인구대비 창업수(43위), ICT서비스 수입(102위)과 수출(95위), 규제환경(45위), 근로자 해고비용(103위), 근로자 1인당 성장기여율(44위)등도 뒤처진다.

여기까지 보면 우리의 정책은 거꾸로 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 혁신생태계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대기업의 역할이다. 대기업의 자금이 창업생태계로 흘러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이 막혀있다. 똘똘한 벤처기업이 비즈니스모델을 대기업에 파는 것은 벤처생태계에서 중요한 출구수단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규제, 벤처캐피탈 규제로 인해 혁신생태계의 한 축이 붕괴돼 있다.

게다가 정부의 어느 누구도 해외혁신자본의 유입을 촉진시켜 성장의 잠재력을 높일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10% 이상의 지분확보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순직접투자는 세계 114위로 하위 10%국가에 속한다.

혁신성장의 해법을 구하고 싶은가?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약한 항목을 찾아 그 순위를 높여라. 비상한 각오로 말이다. 글로벌 혁신지수는 친절하게도 한국이 톱 25 국가에 비해서 약한 부문까지 상세하게 표시하고 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다만 행동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내년 의대 증원, 최대 '1500명선'…법원 제동에 "성실히 근거 제출할 것"(종합) "너무 하얘 장어인줄 알았어요"…제주 고깃집발 '나도 당했다' 확산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1550명 안팎 증원

    #국내이슈

  •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韓은 부국, 방위비 대가 치러야"…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한 트럼프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해외이슈

  • 캐릭터룸·테마파크까지…'키즈 바캉스' 최적지는 이곳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포토PICK

  •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