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방북 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남북미 정상회담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모르는 속앓이 중이다. 남북간 교류가 철도, 체육 등 공공은 물론 민간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입주기업들의 방북 요청은 또다시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비상황을 점검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북 승인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북이 또 다시 멀어지는 분위기에 개성공단 입주기업 사이에선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기업들을 너무 등한시하는 것 아닌가. 실망스럽다"고 운을 뗐다. 신 회장은 "남북 정상이 대화했다면 이제 우리 정부가 주도해야할 국면"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국제 관계는 냉랭했지만 정부가 의지를 갖고 금강산 관광ㆍ개성공단 을 추진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단 중단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TF에 참여중인 정진석 픽시스 대표는 "최근 회의에서는 자본잠식을 우려하는 기업이 목소리를 높였다"며 "재가동을 위해 희망을 품고 기업들이 모인 회의지만 기업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 폐쇄된 이후 입주기업의 실질 피해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개성공단에 매인 투자ㆍ유동자산뿐 아니라 가동 중단 후 경영 악화로 인한 피해가 크다. 협력사들에 제때 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소송에도 휘말려있다. 시중금리 폭등으로 인한 경영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크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재무제표를 제출한 108개사의 2016년 매출은 2015년 대비 평균 26.8% 감소했다. 매출이 50% 이상 떨어진 기업(사실상 휴업ㆍ사업축소)도 23%인 25곳에 이르렀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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