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고용보험 가입률 49.8%에 불과 "그림의 떡"
외식 근로자 개인의 환경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
"악덕 사장이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직원들이 고용보험 가입을 거부해요. 그러니 일자리안정자금 혜택도 못 받는 것이죠."-동작구의 B 일식당 사장
"책상에서 펜을 든 사람들은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직원을 채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쪽 바닥은 구인난이 심각해요. 외식산업 인력난 자체가 워낙 심각해 4대 보험 가입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채용합니다. 사람은 써야겠고 인건비가 치솟아도 정부 지원은 못 받고…"-강남구의 C 주점 사장
17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자체 조사한 결과 외식업체의 고용보험 가입률(2017년 기준)은 49.8%에 그쳤다. 외식업 근로자 2명 중 1명은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 업계에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책이 '그림의 떡'으로 불리는 요인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근로자가 30인 미만 사업장이고 월평균 보수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에게 월 최대 13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다만, 근로자가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외식업체의 경우 야간 근무수당 및 장시간 근로 등으로 인해 급여 총액이 증가해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지난해 지원대상 기준 규모의 음식점 및 주점업 평균 월정액 급여는 약 230만원으로 지원 기준보다 높았다. 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보수 총액 기준 뿐 아니라 고용보험 가입 지원의 일자리안정자금 조건 역시 외식업체로서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근로자 본인이 소득금액 감소, 최저생계수급자로 소득 신고시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4대보험 가입을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피하지 않는 근로자를 채용하면 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구인난이 심각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외식산업은 사업 존속 연수가 짧아 임시일용직 채용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외식업 전체 폐업률은 산업 전체 폐업률보다 평균 1.5배가 높다. 폐업률 수치도 매년 20%를 웃돈다. 지난해 숙박 음식점업의 근로자 약 9만6000명중 임시 일용직은 6만6000명(68.9%)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이 임시 일용직으로 취직한 것.
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외식업체가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을 외식사업주에게만 묻고 있는데 고용보험 가입률 제고를 위해 근로자 개인의 환경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과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외식산업은 고용안전문제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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