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리뷰 문화 정착이 근본적 해결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그 식당 맛없다"는 리뷰를 올렸더니 식당 사장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사건 기억나시나요? 음식을 주문하려면 집 주소를 적어내야 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주문자의 집 주소를 앱에 공개하는 업체도 있으니까요. 그런가하면 반대로 식당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이용자도 있습니다. 이렇게 식당 주인과 손님 사이 '긴장감'이 강해지자 국내 최대의 배달 앱 업체가 묘안을 하나 꺼내들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사설 경호업체와 손잡고 음식점주와 소비자 상대로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지금 배달 앱 생태계를 보면, 문화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못 따라잡는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배달 앱이 출시된 지 벌써 8년이 지났지만 이용자가 리뷰를 남기는 문화 역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할 순 없죠. 그렇다고 중개 플랫폼인 배달 앱 입장에서 문화 탓만 하며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이런 과도기에 소비자ㆍ업주 보호를 소홀히 하다 큰 사고라도 나면,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배달 비즈니스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상황 인식을 배달의 민족은 한 겁니다.
그 덕일까요. 지난해 배달 앱 규제 법안을 발의하려던 한 국회의원 쪽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규제는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한 만큼 업계가 스스로 자구책을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건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조치들이 모든 사고를 막아줄 순 없을 겁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올바른 문화 정착이겠죠. 특히 이용자와 점주 간 '건강한 소통 문화'가 절실해보입니다. 이용자는 비난을 위한 비난을 자제하고, 점주 역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해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배달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발전하면 그 혜택은 배달 앱 업체뿐 아니라 이용자ㆍ식당점주 모두에게 고루 돌아갈 것입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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