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식품첨가물 등재 못해
美·유럽 등선 식품으로 인정
친환경 사료 활용 새 돌파구
김 대표는 정제된 봉독을 식품원료로 등록하기 위해 몇 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안전성 시험을 거쳐 국립축산과학원에 정제봉독의 보조사료 등록을 요청했으나 탈락했다. 정제봉독도 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봉독은 꿀벌의 산란관에서 나오는 독액으로 신경통, 류머티즘 등에 효과가 좋아 민간요법에 많이 이용되는 천연물질이다. 봉독의 70%는 단백질로 멜리틴 등의 펩타이드, 효소, 아민 등 약학적 특성을 가진 성분으로 구성됐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봉독 연구개발 수준은 세계 최고다. 하지만 제도에 묶여 상용화 자체를 막아버리니 진행을 못한다"며 "정제봉독을 식품첨가물로 등재하려 4년째 노력 중이지만 정부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정조건에서 채집된 정제봉독을 식품첨가물로 등재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중소벤처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에 건의했지만 모두 외면당했다. 그는 "첨가물이라는 건 1% 미만으로 넣는 것"이라며 "일반 식품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첨가물로 해달라는 건데 등록을 해주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양봉산업을 발전시켜가야 하는데 현재는 봉독이 산업분류표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 진출이 어렵다보니 국내에서 봉독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도 청진바이오텍이 유일하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봉독의 산업적 잠재 가치는 상당하다. 김 대표는 "꿀벌의 화분수정 가치는 5조9000억원으로 농업생산액의 16.2%를 차지한다"며 "이상 기후로 벌꿀 생산이 감소되면서 봉독 등 벌꿀 이외의 양봉산물 개발도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봉독을 동물 사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의약, 미용 같은 인간 영역을 넘어 동물 영역으로 양봉산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봉독을 첨가한 친환경 사료가 항생제로 인한 다제내성균 등 슈퍼박테리아에 대항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는 "소, 돼지, 닭에 놓는 항생제는 결국 우리가 먹는 것"이라며 "의약품은 나중에 기준을 바짝 죄고 난 다음에 가도 늦지 않지만 식품으로 등록하는 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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