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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게임중독은 정신질환" vs 문체부 "근거 빈약" 반박

최종수정 2018.07.09 12:32 기사입력 2018.07.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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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충동 조절 문제 입증 위한 국제 공동 연구 착수

WHO "게임중독은 정신질환" vs 문체부 "근거 빈약" 반박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게임 '중독'이나 '장애'라는 표현은 사용자들은 물론 대다수 국민에게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과몰입'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규직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은 최근 게임을 질병의 하나로 규정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이 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8일 공개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 초안에서 '게임 장애'를 공식 질병으로 분류했다. ICD-11은 1년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5월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정식판이 발표될 예정이다. WHO가 주도하는 ICD에 등재되면 게임 중독도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병이나 사망 원인의 하나로 분류된다. 나라별로 치료나 재활에 필요한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도 이 지침을 따른다. 우리나라의 보건 의학 관련 정책을 다루는 보건복지부에서도 이를 참고할 것이다.

WHO "게임중독은 정신질환" vs 문체부 "근거 빈약" 반박


WHO가 중독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의한 게임 중독의 주요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게임이 삶의 다른 활동보다 우선시되고 이러한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다.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이러한 행동이 계속되거나 증가한다. ▲이 상태가 개인, 가족, 사회, 교육, 직업에 심각한 어려움과 장애를 초래하고 신체 활동의 결핍, 식습관, 수면 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문체부의 입장은 이와 상충한다. WHO가 게임 과몰입을 술이나 담배, 도박 중독 등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연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 관계자는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규칙도 다양한 게임과 단순한 게임의 집중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게임보다 다양한 취미활동에 더 관심 있는 이용자들도 많다. 이러한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게임을 술이나 담배처럼 모든 사람에게 행위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물질로 규정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독 분야를 연구하는 한 관계자도 "WHO가 검토한 게임 중독 관련 연구 논문들은 설문 대상자나 설문 항목, 판정 기준 등 표본 구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관성 있고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평가 기준 없이 ICD의 결과를 맹신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게임 과몰입이 행위 중독이 아닌 사회적 환경에 따른 충동 조절 문제라는 것을 규명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오는 10~11월께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의료 차원의 접근이 아닌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몰입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게임을 도박과 같은 중독 이슈로 내몰아 약을 먹고 치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곤란하다. 이는 특정 세력이 건전한 취미를 가진 다른 집단의 '이용자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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