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분통 터트린 의료기기 스타트업 "새로운 제품이라 불법이라구요?"
홍종학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에 앞서 최신 의료기기를 체험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품을 내놨지만 의료기기로 인증이 안돼 법률상으로는 '불법개조' 제품 상태가 됐습니다. 보건복지부·식약처 등 부처에서는 서로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만 내세웠죠. 혁신제품에 대해서는 새로운 인증·관리 체계를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수동휠체어를 전동휠체어로 전환할 수 있는 전동키트를 개발한 토도웍스 정성환 사업본부장의 토로다. 전동휠체어는 시중에서 700만원이 넘는 고가인데 반해 이 업체가 만든 전동키트 '토도 드라이브'는 17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독일 등 유럽 8개국 수출도 확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기기인지 보조기기인지 확인해줄 곳이 없어 사용자들이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2차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열었다. 중소벤처기업이 만든 혁신형 의료기기의 시장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 본부장은 "일본 같은 경우 인증 없이 현장 전문가 그룹의 판단으로 시중에 유통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품에 대한 시장 진입 지원체계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종학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의료기기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는 여러 부처에 중첩적으로 얽혀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규제를 업종·분야별로 모두 모아 민관합동 토론을 거쳐 한 번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 18일 개최한 '제1차 스마트 e-모빌리티분야 끝장캠프'에서는 현장에서 즉석 건의한 과제를 포함하여 8개과제를 대상으로 토론이 있었다. 토론과정에서 미해결된 과제는 국무회의 보고 및 국조실 주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개인형 이동수단(PM) 도시공원 출입허용' 등 7개과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도출한 바 있다.
중기부는 의료기기 분야는 스타트업들은 ICT융합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기존에 없던 제품으로 의료기기 인증을 받지 못해 판로에 어려움이 많다는 호소가 있어 2차 끝장캠프 대상으로 선정하게 됐다.
이날 업계는 의료기기가 품목별로 제조허가를 받을 수 있어 인증기준이 없는 신규 혁신 의료기기는 인증 자체를 받기가 곤란하다며 신제품을 어느 선까지 의료기기로 볼 수 있는지와 인증기준 마련 방법 등을 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전바 부착 휠체어, 수동휠체어용 전동키트,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 등 기기는 인증이 쉽지 않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품목허가증을 받기 위해서는 기술문서심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해 알아봤더니 관련 검사 중에 고압 테스트 항목이 있었다"며 "웨어러블 장치는 고압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검사 항목을 제외해 달라고 문의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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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이번 토론에선 ▲ 창의 혁신 제품 공공조달과 판로확대 방안 ▲ 의료기기 변경 허가 시 기존제품의 일정 기간 판매 허용 ▲ 의료기기 폐기물 부담금 감면 대상 11개 추가 ▲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멸균·분쇄시설 설치 허용 등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토론에서 해결되지 않은 과제는 옴부즈만 규제DB에 등록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해결하겠다"며 "혁신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발굴해 오늘과 같은 분야별 끝장캠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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