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밀집, 강남 도곡동에 등장한 '시프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된 도곡동에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등장한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서울시가 시프트 물량 줄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재건축에 배정돼 눈길을 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개포럭키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시프트 건립 계획을 넣은 개포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17(개포럭키아파트) 정비안을 수립하고 주민 공람ㆍ공고에 들어갔다.
1986년에 준공한 개포럭키아파트는 아파트 2개동, 지하1층~8층, 전용 79㎡ 총 128가구로 이뤄진 초소형 단지다. 하지만 지하철 매봉역 3호선과 맞닿아 있는데다 도곡공원과 독골공원 사이에 위치해 주거환경면에서는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인근 우성4ㆍ5차와 도곡개포한신 등 재건축 단지들과 이어져 향후 일대 정비가 마무리되면 도곡동 내 새 주거타운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개포럭키 추진위는 용적률 250% 이하가 적용된 아파트 2개동, 지하 3층~28층, 총 156가구로의 재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프트를 넣는 대신 용적률을 높이는 개발안을 새로 수립해 사업성 제고에 나섰다. 128가구로 이뤄진 소형 단지인 탓에 일반분 확보가 쉽지 않다는 내외부 지적이 반영된 결과다.
새로 계획한 204가구 중 시프트 물량은 27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곡동에 등장한 첫 시프트라는 점은 눈에 띈다.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시프트 공급을 맡고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그동안 자체 사업장 외 재건축을 통해 강남권에 풀었던 시프트는 서초구에만 집중됐다.
시프트 외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위가 고민한 흔적은 곳곳에 반영됐다. 일대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설치는 물론 친환경 설계, 에너지 저감 모델 적용, 리모델링이 수월한 건축안 도입 등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은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서울시 심의를 넘어설 지는 미지수다. 이번 공람ㆍ공고가 끝나면 지구단위계획을 확정짓게 되지만 정비안에 대한 심의는 사실상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인근 개포우성4차의 경우 지난해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기반시설과 배치계획 등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도곡개포한신 역시 교통영향평가서를 두고 관계기관과 협의가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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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과정에서 시프트가 일반 임대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급ㆍ소득기준에 대한 지속적인 논란으로 시프트 정책에 대한 서울시와 SH공사의 기조가 바뀐 탓이다. 실제 올해 시프트 공급량은 단 40가구로 지난해 공급량의 10분의 1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프트가 제외될 경우 개포럭키 추진위는 용적률도 다시 산정해야하고 전체 공급량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개포럭키아파트 정비안이 수립되며 투자자들의 문의는 다소 늘었다. 실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전용면적 79㎡가 지난 연말 10억9000만원에 거래된 후 최근에는 11억8000만원에서 12억7000만원으로 호가가 크게 뛰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재건축안이 공개되며 집주인들은 물론 강남권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가 예전보다 다소 늘어난 상황"이라며 "가구수는 적지만 초역세권 등의 장점을 끼고 있어 중장기용 투자 물건으로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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