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러시아월드컵 8강 4경기 일정이 시작된다.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로 우위를 논할 수 없는 대진이 만들어졌다. 8팀은 각각 상대팀을 향해 공격할 것이다. 16강까지 화려한 골잔치로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면 8강부터는 여기에 속도전으로 박진감이 더해질 수 있다.
모든 것은 골잡이들의 발끝에 달렸다. 뚫느냐, 막느냐의 싸움이 승부 전체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신예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는 우루과이 베테랑 수비수 디에고 고딘과 맞대결 한다. 브라질과 벨기에는 매치업이 복잡하게 얽혔다. 브라질 간판 네이마르 다 실바는 벨기에 수비의 핵 뱅상 콤파니를 뚫어야 하고 브라질의 주장 치아구 실바는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를 상대해야 한다.
잉글랜드 스타 해리 케인은 스웨덴의 정신적 지주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와 정면충돌하고 공격의 활로를 뚫는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와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맞붙는다.
우루과이 vs 프랑스(6일 23시00분, 니즈니노브고로드)
결국 고딘과 음바페의 대결에서 결과는 갈릴 공산이 크다. 고딘은 이번 대회에서 골문 앞에서 상대의 슈팅을 차단하는 집중력이 정점에 올라있다. 음바페에게 오히려 슈팅 찬스가 나지 않을 수 있다. 몇 안 되는 기회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우루과이의 카바니 부상도 승부를 좌우할 요소다. 우루과이는 4강에 오르기 위해 카바니가 반드시 필요하다. 언론을 통해서도 출전 여부에 관해 자세한 내용을 비밀로 하며 신경전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중원에서 은골로 캉테가 블레이즈 마투이디의 경고누적 결장 공백까지 얼마나 메울지가 중요해보인다. 마투이디의 빈자리는 코렌틴 툴리소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툴리소가 완벽히 마투이디의 자리를 메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해외 유력 베팅업체들은 무승부를 많이 예상하고 있다.
브라질 vs 벨기에(7일 03시00분, 카잔)
골이 많이 날 것 같은 경기지만, 오히려 득점이 안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벨기에가 브라질을 상대로 뒤로 물러설지, 초반부터 공세를 펼지에 따라서 경기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다만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주로 초반 15분대에 뒤로 물러서서 수비를 먼저 하다가 전반 20분을 넘기면서 공격력에 활기를 띄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치아구 실바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은 상대의 파상공세도 잘 막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벨기에 입장에서는 오히려 초반에 로멜루 루카쿠, 에당 아자르 등을 앞세워 득점하지 못하면 경기가 어렵게 풀릴 수도 있다.
브라질은 변수가 좀 많다. 카세미루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중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도 관건이다. 페르난지뉴가 그를 대신해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아니면 파울리뉴를 내려서 이 자리에 세우는 방법도 있다. 발목 인대가 손상된 다닐루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마르셀루는 돌아온다. 왼쪽에 마르셀루를 선발 출전시켜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후반에 필리페 루이스를 교체 투입해 리드를 지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벨기에는 빠른 카운트어택으로 브라질을 괴롭힐 수 있다. 케빈 데 브라위너의 패스로 시작되서 아자르 등의 개인기술로 득점을 많이 만들어냈다. 브라질 수비수들도 비교적 달리기가 빨라 강하게 맞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피르미누를 교체투입할 때, 벨기에는 마루앙 펠라이니를 교체 투입할 때 공격 전술이 힘과 높이 싸움쪽으로 수정된다. 이 시점을 누가 먼저 잡느냐도 승부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브라질의 우세가 예상된다.
스웨덴 vs 잉글랜드(7일 23시00분, 사마라 아레나)
색깔이 뚜렷한 팀들의 대결이다. 스웨덴은 방패, 잉글랜드는 창이다. 스웨덴은 한결 같이 단단한 수비 축구로 8강까지 올랐다. 잉글랜드는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개성 있는 선수들의 조합을 잘 만들어서 순항했다. 경기흐름은 예상이 가능하다. 스웨덴은 지키고 잉글랜드는 끊임없이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는 주장 해리 케인의 발끝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케인은 이번 대회에서 6골을 넣으며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케인의 공격 유형이 중요하다. 그는 공격 일선에 머물지 않고 자주 중원까지 내려가서 공을 받고 때로 중거리슈팅을 때리는 데 능하다. 골문 앞에서 몸싸움을 하는 완전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이 점이 잉글랜드에 유리할지, 불리할지에 따라 경기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케인이 촘촘한 스웨덴의 수비진을 헤집지 못하면 잉글랜드의 공격은 어려워진다. 제이미 바디와 델레 알리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 케인이 막힐 시 확실한 대안이 없다.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에슐리 영의 부상은 잉글랜드에게 숙제로 작용할 것이다.
스웨덴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강했던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려 한다. 이미 이를 앞세운 신경전을 시작했다. 오른쪽과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미카엘 루스티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해 스웨덴의 철벽 수비에 약간의 빈틈이 생길 수도 있다. 매 경기 수비와 공격을 오가면서 많이 뛴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의 체력도 관건이다. 종합해보면 잉글랜드의 페널티킥 득점에 의한 승리 가능성이 꽤 높아보인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페널티킥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된다.
러시아 vs 크로아티아(8일 03시00분, 소치)
개최국 러시아가 내친김에 4강 진출에 도전한다. 러시아의 도전이 성공하려면 크로아티아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크로아티아는 징게로 인한 결장은 없지만 미드필더들의 기동력이 문제다. 지난 16강 경기에서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 등을 위시한 미드필더들이 다소 지쳐 보였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들이 있는 가운데 이 우려를 어떻게 씻어낼지가 중요하다. 공격 일선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잘 버텨주고 밀어부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주키치가 러시아의 수비진에 부담을 주면서 공격을 풀어간다면 크로아티아가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러시아는 16강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누른 수비전술을 다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공격 일선은 아르템 주바가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주바는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가 낳은 최고 스타다. 그는 3골과 1도움을 기록했다. 알렉산더 코코린이 부상으로 빠져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페도르 스몰로프의 선발 공격수 자리도 빼앗은 분위기다. 주바는 정확한 헤딩 능력과 많은 활동량으로 크로아티아에 일격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 구장을 가득 채울 홈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러시아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근소한 우세가 전망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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