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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북카페]썰전 떠난 시민 讀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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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신간 '역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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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 걸음 더 떨어져 정말 이제는 글 쓰는 시민으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심을 지키기는 어렵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시민은 최근 케이블 방송 인기 시사프로그램에서 2년 6개월 만에 하차했다. 중요한 건 주변의 만류에도 스스로 물러났다는 것. 박수칠 때 떠난 셈이다. 그리고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반응은 뜨겁다.
신간 '역사의 역사'는 동서양 역사가 16인과 그들이 쓴 역사서 18권을 녹여냈다. 사마천의 '사기', 이슬람 문명의 발생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길잡이가 되는 '역사서설' 등 역사서를 고대부터 현재까지 시대 순으로 9장으로 구성했다. 저자는 지면의 한계와 번역의 아쉬움을 덜기 위해 직접 발췌 요약과 번역까지 도맡았다. 여기에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은 이 책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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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는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팔린 책을 대상으로 7월 첫째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교보문고ㆍ인터파크ㆍ예스24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에 본지 문화부 기자들의 평점을 더해 집계했다. 1위는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였다. 지난달 25일 출간 이후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단숨에 순위에 올랐다.

유시민은 정치인의 삶을 접고 2013년 이후 전업 작가로 살았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역사학, 철학, 문학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지은 책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어떻게 살 것인가', '후불제 민주주의' 등에서 넓은 인문학적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새 책에서 역사서를 보는 이유에 대해 "서사에 집중하면서 읽으면 충분하다"면서 "우리가 옛 역사서를 읽는 것은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남긴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의 책은 역사 정보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세세한 정보보다 맥락과 주변 환경에 더 초점을 맞춘다. 지식이 아닌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헤로도토스에게 역사 서술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고, 사마천에게는 실존적 인간의 존재 증명이었으며, 할둔에게는 학문 연구였다. 마르크스에게는 혁명의 무기를 제작하는 활동이었고, 박은식과 신채호에게는 민족의 광복을 위한 투쟁이었다. 사피엔스의 뇌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지만 뇌에 자리 잡는 철학적 자아는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대에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유시민은 이처럼 역사의 변화무쌍함과 의미에 주목했다. '에필로그'에서도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자신만의 색깔을 내면서 살아가라고 격려했다"고 담담하게 썼다.

공현숙 인터파크도서 인문MD는 "정치인에서 작가로 전업을 선언한 뒤 인문과 역사문화 도서를 꾸준히 출간하면서 애독자층이 두터워졌고, 정치 비평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해박한 지식과 풀이로 인해 젊은 독자층에서도 관심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박형욱 예스24 역사MD는 "역사가 익숙한 독자에게는 또 다른 시각을 만나는 기회가, 역사라는 세계의 입구에 선 독자에게는 좋은 안내자가 될 책이라 두루 사랑 받고 있고 또 오래 읽힐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주 순위에서도 시ㆍ에세이 분야의 책이 10위 내 6권이나 차지하는 등 열풍을 이어갔다. 그 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8위)가 새로 순위권에 올랐다. 저자는 10년 넘게 경도의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담담하게,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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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정재승이 17년 만에 내놓은 책 '열두 발자국'은 6위에 올랐다. 그가 쓴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70만 부가 팔렸다. 국내 작가의 과학책 중 가장 많은 판매고다. 전문 분야 연구와 더불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책과 방송 등을 통해 기울여왔다. 이 책은 지난 10년 간 저자가 한 강연 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열두 주제를 정리했다. 통념을 뒤집거나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실과 지식이 연결되는 등 과학을 통한 흥미진진한 통찰이 가득하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베스트셀러 담당은 "저자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과학에 대한 어려운 생각을 허물고 흥미를 안겨준다"면서 "신간 역시 대중 강연을 중심으로 쉽게 정리했기 때문에 교양인문 도서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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