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 등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하영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을 사과하면서 '대한항공이 도왔으면 이번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는 취지로 언급해 양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새로 계약을 맺은 기내식 납품업체 게이트고메의 생산 공장에 화재가 나 7월1일부터 기내식을 공급받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자 대한항공을 포함한 LSG, 샤프도앤코, CSP 등 4군데와 공급 협의를 진행했다. 7월부터 오는 10월까지 3개월 단기로 기내식을 납품할 수 있는지 업체별로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샤프도앤코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담당 부서는 대한항공 기내식 생산 설비를 직접 둘러본 뒤 계약을 맺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판단해 양사 합의 아래 대한항공을 대상에서 배제했다. 대한항공 기내식 생산 능력은 일일 최대 8만식 정도인데 7~8월 성수기에는 자체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벅찬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아시아나항공도 다른 대안을 충분히 찾을 것으로 보고 대한항공과 적극적으로 협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이 최종 공급자로 선정한 샤프도앤코가 첫날부터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대한항공 측은 지난 3일 오전 11시께와 오후 2시40분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담당 부서에 먼저 연락했다. 그러면서 동종업계 업체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정확하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포괄적으로 지원 요청을 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대한항공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대한항공은 "기내식은 생산부터 탑재까지 전 공정을 한 업체가 해야 관세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닌데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한항공은 일부 노선이라도 완제품을 지원하려고 내부 검토를 마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나항공 측으로부터 어떠한 응답도 없었는데 박 회장의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게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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