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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강아지는 왜 아파트서 던져졌나…문제는 솜방망이 처벌

최종수정 2018.07.02 16:04 기사입력 2018.07.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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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4월7일 보호에 부담을 느낀 애견센터 운영자가 둔기로 내리쳐 다친 반려견(슈나우저)이 구조돼 제주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2018년4월7일 보호에 부담을 느낀 애견센터 운영자가 둔기로 내리쳐 다친 반려견(슈나우저)이 구조돼 제주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 아파트에서 견주가 창밖으로 개를 던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도 푸들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지는가 하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잔혹한 학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오후 7시40분께 경기 파주시 운정동의 한 아파트 2층에서 창문 밖으로 개를 던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를 신고한 목격자는 “2층에서 창문 밖으로 개를 던져 개가 피를 흘리고 있다”며 “개를 때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친 개를 발견해 견주 A씨에게서 격리했고, 개는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2015년 1월에도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이달 27일 오전 11시56분께 경북 경산시에 있는 한 아파트 옥상에서 5.3㎏의 2살짜리 흰색 푸들 강아지가 13.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당시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견주가) 개를 죽인 뒤 느긋하게 음료수를 마시고 사체 사진을 찍고 화단에 묻는 등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아 경찰에 고발했다”며 “강아지 스스로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17일 경기 용인의 한 물류창고 인근에서 사람에 의해 불에 지져진 것으로 추정되는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양이는 얼굴에서 등부위까지 불에 타 털과 피부가 심하게 훼손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17일 경기 용인의 한 물류창고 인근에서 사람에 의해 불에 지져진 것으로 추정되는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양이는 얼굴에서 등부위까지 불에 타 털과 피부가 심하게 훼손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연합뉴스



◆ 개·고양이 잔혹한 학대 이어져…동물보호법 위반 검거자 꾸준히 증가

이 같은 동물학대는 개 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예외가 아니다. 사단법인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지난 2월, 경찰이 6개월간 잔혹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죽인 증거가 충분한 사례 5건을 계속 추적 중인데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고양이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한채로 발견된 대표적 사건은 2017년 12월16일과 23일 경북 김천에서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아파트 공터에서 1주일 간격으로 형제 길고양이 4마리가 전기톱이나 그라인더(연삭기)로 잔인하게 죽었지만, 당시 경찰은 범인 윤곽을 전혀 찾지 못했다.

2016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동물학대 발생건수는 2012년 131건에서 2015년에는 238건으로 81.6%나 증가했다. 검거인원은 2012년 138명에서 2015년에는 264명으로 91.8%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건수와 검거인원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또 동물권단체 케어가 2017년 활동을 토대로 한 동물권의 주요 이슈와 평가 자료를 보면 한 해 동안 들어온 제보는 총 1930건이었고 이중 동물학대가 7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보 대상은 개(1098건), 고양이(732건), 기타 포유류(73건)였으며, 동물 유기와 포기, 구조 제보가 470건, 전시오락 동물을 비롯한 기타 동물제보가 583건에 달했다.

반려동물.사진=연합뉴스

반려동물.사진=연합뉴스



◆ 동물보호법 개정됐지만, 잔혹한 학대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


특히 악의적인 동물학대 사례가 증가했다. 동물학대를 통해 일종의 ‘과시’를 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0월,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살아 있는 햄스터 11마리가 목이 펜치로 잘려 죽였다. 학대 영상은 카카오톡을 통해 공개됐다.

동물 학대의 증거로 제출된 영상을 보면 학대자는 살아있는 햄스터를 한 마리씩 잡아서 펜치로 목을 잘라 죽이고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즉시 동물 학대행위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내성적인 성격의 고등학생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학대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됐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22일을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에게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종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원 벌금에 불과하던 것이 최대 징역 2년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또 동물 유기 과태료도 종전 최대 백만 원에서 3백만 원으로 늘어나고,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도 50만 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실제 처벌은 잔혹한 학대에 비하면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양이를 큰 통덫에 가둔 채 뜨거운 물을 붓고 쇠꼬챙이로 찌른 학대자는 4개월의 징역형, 2년의 집행유예, 300만 원의 벌금형,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받았다. 또 길고양이를 막대기로 내려치고 항아리에 가둔 채 소변까지 본 학대자는 구약식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에 그쳤다.

한편 헌법 개헌안에는 ‘국가는 동물보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동물권 제38조 제3항)고 명시, 동물보호를 국가의 의무임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는 6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마지막 기한이었던 4월23일을 여야의 대치 속에 넘기면서 동물권은 정치권에 묶여 있는 상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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