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발의 '규제혁신 5법' 4개월째 지지부진…20대 국회 계류법안만 1만건 넘어

"민생 현안? 감투부터 챙기고요"…표류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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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임춘한 수습기자] 6·13 지방선거 이후 앞다퉈 '민생'을 강조하던 여야는 정작 지난달 말 협상 테이블에 겨우 앉았다. 4개 교섭단체의 원내 지도부는 뒤늦게 국회 정상화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원 구성을 7월로 넘기며 2002년 16대 국회 이후 16년 만에 구태를 반복했고, 정부ㆍ여당이 발의한 '규제혁신 5법'도 국회가 공전하는 사이 4개월째 표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이른바 규제혁신 5법을 발의했다. ▲행정규제기본법 일부개정안(민병두)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안(민병두) ▲산업융합촉진법 일부개정안(홍익표)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특별법(신경민)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례법 제ㆍ개정안(김경수) 등이다.


민병두 의원이 대표발의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은 기술혁명과 시장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직된 규제체계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기존 포지티브(일부 허용) 방식 규제에서 포괄적 네거티브(우선 허용ㆍ사후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사전ㆍ열거적 금융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핀테크(금융+기술) 산업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도입이 핵심이다. 이미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신산업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실증 규제 특례 및 임시허가제 도입, 지역 혁신성장사업에 대한 혁신적 규제특례 부여 등 규제완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돼있지만 상임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법안 중 현재 계류법안만 총 1만170건에 이른다.


27일 국회에서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을 위한 교섭단체 여야 원내대표회동이 열리고 있다. 윤소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수석 부대표(왼쪽부터),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윤동주 기자 doso7@

27일 국회에서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을 위한 교섭단체 여야 원내대표회동이 열리고 있다. 윤소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수석 부대표(왼쪽부터),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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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안이 산적한데도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4개 교섭단체 체제에서 수싸움이 치열해진 탓이다.


먼저 의장단 선출부터 여야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배분은 '의석수'에 따라 원칙대로 배분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17일 제헌절을 국회 지도부 부재 상태로 맞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의장단 선출부터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패키지'로 논의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도 여야 간 견제가 오가고 있다. 특히 '상원 상임위'로 불리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관례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입법 견제 역할을 한다는 취지로 통상 야당이 맡아왔다. 그러나 기존 양당체제와는 달리 이번 국회에선 다수의 야당이 존재한다는 점이 변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이 법사위를 한다는 관례는 있지만 그렇다고 꼭 (제1야당인) 한국당이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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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당은 범여권에서 '개혁입법연대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법사위만큼은 당연히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도 금주 내에 후반기 원구성이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길 바라고 있다"며 "4개 교섭단체가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특정 정당에서 원하는 자리 요구하면 협상 이뤄지지 않는 만큼 한국당 역시 꼭 쟁취하고자 하는 상임위가 있더라도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이 모여 교섭단체를 이룬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도 2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은 의석수 비례에 따라 8(민주당)ㆍ7(한국당)ㆍ2(바른미래당)ㆍ1(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석으로 원칙이 세워진 상태다. 1석의 위원장 자리를 놓고 평화당과 정의당이 또 대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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