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시장의 달러 '테더'는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2억5000만개 신규 발행…가격 안정 계기 될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 시장에서 달러의 역할을 하는 '테더'가 최근 대규모 신규 발행을 단행하면서 이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테더사는 최근 2억5000만개의 테더를 신규 발행했다. 이는 1개가 1달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2억5000만 달러가 시장에 들어올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외 거래소는 대부분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 입·출금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테더를 구입해서 거래를 하도록 해왔다. 가상통화 1달러어치를 사고 싶으면 테더사에 1달러를 입금하고 테더 1개를 받는 식이다. 2억5000만개의 테더가 풀린 것은 가상통화를 사기 위해 누군가 2억5000만 달러를 입금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규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등의 가격은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침체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테더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올해 초 테더는 시세 조작 의혹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청문회에 불려가는 등 시장 불안정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달러 입금 없이 자체적으로 테더를 발행해 가상통화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의혹의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달 테더를 이용한 시세조작 행위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대 존 그리핀 교수는 "테더가 시세조작을 통해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가격을 2만달러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했다. 시장에 유입된 테더 25억개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였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는 한 번에 많게는 2억개씩 발행돼 거래소인 비트피넥스로 옮겨졌으며 시세를 올리는 데 사용됐다. 테더가 발행되면 비트피넥스는 이 테더로 가상통화를 사들여 가격을 올리고 투자자들이 몰리면 고점에서 매각했다. 이 방식으로 가상통화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수익과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테더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테더 발행량만큼 충분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루이스 프리 전 FBI 국장이 설립한 법률 회사 FSS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테더사의 은행 계좌 두 곳을 열어 잔액을 확인해보니 약 25억4000만 달러로 전체 테더 발행량을 웃돌았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더의 계좌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