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금리인상 예고가 연초 3회에서 4회로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를 점차 높여가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경제지표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경제 수준인 3.8%까지 떨어졌고, 임금상승률 역시 5%대의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2011년 경기 저점 대비 47%나 올라 버블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물가는 연준의 목표관리 수준(2.0%)을 넘어선 지 오래다. 미국 경제가 실물지표 개선을 기반으로 금리인상을 재촉함에 따라 금리충격은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민간부채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부문의 경우 중소기업이 취약 고리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는 기업의 부실 주기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대기업 구조조정' 이후 금융기관들이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중소기업 여신을 늘리면서 대출 비즈니스의 '중기 편중(Herd Behaviors)' 현상이 심화됐다. 일례로 국내 은행의 중기대출비중(기업대출 중)은 2014년 74%에서 2017년 80.2%로 133조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21조6000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 시 중소기업의 부채구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계부문의 경우 금리상승은 주택가격 충격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 금리의 경기순환성을 고려할 때 주택경기는 올해 하반기 들어 자산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고강도 채무조정에 진입할 수 있다.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했다는 점에서 주택경기 변동에 취약한 리스크 구조를 지니고 있다. 주택경기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취약 고리(저소득ㆍ저신용ㆍ고위험 가구)에 대한 금융 포용성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약탈적 금리구조 개선, 대부업 구조조정, 서민금융체제 혁신 등의 정책 이슈에 대해서도 새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송두한 NH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장
꼭 봐야할 주요뉴스
'에르메스는 양반이네'…돈 있어도 못 산다는 다섯...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