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 홈IoT 이통3사 장악
킬러 콘텐츠 고민 깊어진 구글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의 한국 출시를 앞두고 조심스럽다 못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독특한 시장 지형 때문이랍니다.
여태껏 구글은 아마존과 싸운 경험은 있어도 이통사랑 경쟁해본 적은 없거든요. 게다가 미국 이통사는 콘텐츠에 집중할 뿐 AI스피커에 그닥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네트워크에 강한 이통 3사가 홈 사물인터넷(IoT)까지 선점한 통에 구글의 확산 전략 즉 킬러 콘텐츠가 모호해진 것도 문제입니다. 2016년 출시된 구글홈이 아마존 '에코'에 뒤진 후발주자임에도 미국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힐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연동의 힘'에 있는데요. 세상은 넓고 연결할 기기는 많은 덕분이었습니다. 구글은 네스트ㆍ스마트씽스ㆍ필립스 휴ㆍ로지텍 하모니 등 다양한 업체와 협력했죠.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2018)에 들렀는데요, 당시 구글홈의 집주인인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연동된 가전제품만 수백개에 이르더군요.
광고만 그럴싸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통 3사의 홈IoT 실력은 외국에서도 알아줍니다. 글로벌 통신시장 분석업체 오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주요 20개 통신사 중 스마트홈 경쟁력이 독일 도이치텔레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KT는 6위, LG유플러스는 7위였죠. 이들은 수십여개 건설사들과 제휴해 홈IoT 확산에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에 별다른 네트워크가 없는 구글로서는 힘겨운 싸움일 수밖에 없겠네요.
구글이 AI 스피커를 국내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모두들 거대한 반향이 일 것이라 했습니다. 구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요. 구글이 1위 검색 엔진, 1위 모바일 운영체제를 활용해 국내에 어떤 '신박한' 콘텐츠를 내놓을지 기대감이 컸죠. 지금까지 들리는 소식으로는 멜론ㆍ신세계와 손잡고 음악ㆍ쇼핑 서비스를 진행한다는데요,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구글 어시스턴트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도 걸림돌이라고 하네요.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말을 한 지 1년이 채 안 됐기 때문이죠. 이러다 IT 공룡 구글이 한국 AI 스피커 시장에서 체면 한 번 제대로 구길는지 모르겠네요.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